김태형(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난해 10월 김해 상동 2군 구장에서 진행된 첫 상견례에서 투수 박세웅과 인사하던 모습.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올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지만 에이스라면 지금보다는 더 잘 던져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지난달 26일 두산 베어스와의 사직 홈 경기 선발등판을 끝으로 2024 시즌을 마감했다. 30경기 173⅓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의 성적표를 받았다.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과 적은 승수는 박세웅의 이름값과 기대치를 고려하면 분명 아쉬운 수치다. 다만 올해 리그 전체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점, 지난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 때부터 마지막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꾸준함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박세웅의 2024 시즌에 대해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70이닝 이상을 던져주는 건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김태형 감독은 하지만 박세웅이 가진 구위와 현재 나이, 쌓아온 경험을 고려하면 한 단계 더 높은 레벨의 투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성적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세웅이 30경기 173⅓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의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세웅은 지난 2015년 1군 데뷔 후 3년차였던 2017 시즌 171⅓이닝, 12승 6패, 평균자책점 3.78이 커리어 하이다. 2021, 2022 시즌에도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면서 리그에서 손꼽히는 국내 선발투수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고 9승, 평균자책점 3.45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그러나 박세웅의 2024 시즌은 기복이 너무 심했다. 전반기 17경기에서 94이닝, 6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주춤했다. 순위 싸움의 승부처였던 7~8월에도 9경기 51이닝,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5로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5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데다 박세웅까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서 탄탄함을 잃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나균안의 극심한 부진이었지만 박세웅도 안정감이 예년과 비교하면 부족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세웅이 30경기 173⅓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의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2025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세웅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24 시즌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한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선발진 불안정이었던 만큼 '토종 에이스'가 힘을 내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 던져줘야 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제외하면 에이스이고 국내 선발투수들의 리더"라며 "선수 본인도 올해 느낀 게 많았을 거다. 더 책임감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봤을 때는 자신 있게 공격적인 투구가 지금보다 더 이뤄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잘 안 된다고 봤다"며 "워낙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에이스로서 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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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