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입지가 불안한 가운데 전 사령탑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친정팀 복귀를 희망했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27일(한국시간) "올레 군나르 솔샤르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2022년부터 맨유를 이끌고 있는 텐 하흐 감독은 지난 7월 구단과 새 계약을 맺어 계약 기간을 2026년까지 늘렸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8위를 차지해 경질 가능성이 높았으나,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에 성공하면서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맨유에서 3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텐 하흐 감독은 재계약을 맺은지 불과 2달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2승1무2패를 거둬 11위에 자리 중이고, 지난 26일 홈에서 트벤테(네덜란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라운드에서 졸전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시즌 초반이지만 경기력과 성적이 실망스러워 벌써부터 텐 하흐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전 맨유 사령탑 솔샤르가 다시 친정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이를 놓치지 않을 거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솔샤르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포럼에서 맨유로부터 제의가 온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질문에 "만약 맨유 가족이 물어본다면 매일 '예스'라고 답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가진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잘못된 일이지만, 나는 '예스'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맨유에서만 11년을 뛰면서 통산 366경기 126골 54도움을 기록한 솔샤르는 지난 2018년 12월 맨유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 당한 조제 무리뉴 감독을 대신해 잔여 시즌 동안 임시 감독직을 맡으며 맨유로 돌아왔다.
임시 사령탑이었지만 솔샤르는 2019년 1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곧바로 결과를 내면서 구단과 팬들의 신임을 얻었다. 맨유는 솔샤르의 지도력을 높이 사 2019년 3월 그와 3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솔샤르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정식 사령탑으로 치르는 첫 풀타임 시즌인 2019-20시즌 때 솔샤르는 무관으로 시즌을 끝내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3위로 마무리하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다. 다음 시즌인 2020-21시즌 땐 리그 2위를 차지했고,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세비야와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트로피는 없지만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솔샤르는 2021-22시즌 도중 결국 성적 부진으로 경질을 당했다. 부진한 경기력이 지속되고 리그 12라운드 왓포드전 때 1-4로 참패하자 인내심이 바닥난 맨유 수뇌부는 2021년 11월 솔샤르와 이별했다.
맨유 재임 기간 동안 129경기 78승33무38패를 기록한 솔샤르를 결국 맨유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솔샤르가 떠난 후 마이클 캐릭, 랄프 랑닉이 임시 감독을 맡았고, 2021-22시즌 종료 후 맨유는 새로운 정식 사령탑으로 텐 하흐 감독을 선임했다.
맨유에서 경질된 후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3년 가까이 무직 상태로 지내고 있는 솔샤르는 맨유 복귀를 꿈꾸면서 만약 올시즌 텐 하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될 경우 소방수로 부임할 수도 있다는 추측에 불을 지폈다.
솔샤르 후임으로 맨유 정식 사령탑이 된 텐 하흐 감독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프리미어리그 3위를 차지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고, 카라바오컵 우승에 성공해 6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구단에 선물했다. FA컵도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맨시티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2년 차는 정반대였다. 텐 하흐 감독은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순위가 크게 추락해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텐 하흐 감독은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연달아 작성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든 대회에서 총 85골을 실점해 허용해 146년 역사를 자랑하는 맨유의 단일 시즌 최다 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또 시즌 개막 후 리그 38경기에서 14패를 거둬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일 시즌 리그 최다패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의 맨유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패는 12패(2013-2014, 2021-2022시즌)였다.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기에 많은 이들이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예상했으나 FA컵 우승이 그의 미래를 바꿨다. 맨유는 맨시티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선제골과 코비 마이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기존 계약이 2025년 6월까지였던 텐 하흐 감독은 FA컵 우승으로 계약 연장에 성공했지만 2024-25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경기력으로 또다시 경질설에 휘말렸다.
안방에서 트벤테와 1-1 무승부를 거둔 후 텐 하흐 감독은 팬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발전하고 있으며, 매우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이 순간과 미래에 그들을 믿는다. 우리는 이를 만들어야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라며 "난 참을성이 없고, 곧장 나아가고 싶지만 2시즌 동안 성공도 했다"라며 자신에게 시간을 줄 것을 부탁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