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전술적으로 엄격한 원칙들을 준수하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의 창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적인 능력과 창의성을 앞세운 플레이가 장점인 이강인의 상황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이강인이 아직 PSG의 완전한 주전 선수로 자리잡지 못한 채 선발과 교체를 오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의 거함 PSG는 지난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랭스에 위치한 스타드 오귀스트 들롱에서 열린 스타드 드 랭스와의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 5라운드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우스만 뎀벨레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PSG는 승점 1점을 확보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AS모나코와 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승점 3점을 얻어 PSG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PSG는 랭스전 무승부로 시즌 초반 우승 경쟁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
비록 랭스전이 원정 경기이기는 했으나 리드를 허용한 뒤 간신히 따라가는 무승부는 PSG의 기대치에 걸맞지 않는 내용과 결과였다. 이에 현지에서는 엔리케 감독의 전술이 지나치게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레퀴프'는 "PSG의 최근 경기들, 특히 랭스와의 무승부는 엔리케 감독이 갖고 있는 전술적 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만든다. 엔리케 감독은 모든 것이 정확하게 지시된 경기에 집착하고 있다"며 엔리케 감독의 전술을 지적했다.
매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 시절에 PSG가 전술 방향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강한 원칙을 가진 엔리케 감독을 비판하는 건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PSG의 경기 완성도가 떨어지고 모든 포지션에서 역할이 한정되면서 엄격한 팀의 구조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레퀴프'는 엔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포지셔닝을 지시하는데, 이런 전술적인 지시가 오히려 선수들의 재능을 제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누누 멘데스가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백3의 왼쪽 센터백 역할을 맡는 걸 대표적인 예시로 들었다.
전술적인 이유로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 건 공격진도 마찬가지다. '레퀴프'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는 선수들은 침투를 하는 대신 밑으로 내려와 동료들과의 연계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전환하는 플레이는 사라진다"고 했다.
문제는 엔리케 감독이 이런 스타일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점이다. '레퀴프'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자신의 논리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으며, 최근 비디오 분석 회의에서는 빠른 전환으로 만든 득점 장면을 두고도 비판했다.
감독이 뚜렷한 전술적 철학을 보유했다는 건 좋은 이야기지만, 선수들의 창의성을 제한할 정도로 그 기준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것을 마냥 좋게 보기는 힘들다. 엔리케 감독이 전술 대응에 빠르지 않다면 상대팀에게 전술을 쉽게 읽힐 우려도 있다.
고집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유연성을 더하든지, 대응책까지 완벽하게 마련해 철저한 틀 안에서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든지 선택하는 건 엔리케 감독의 몫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