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나도 내가 200안타를 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5차전에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롯데가 4-8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제 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레이예스는 이날 안타 2개를 추가, 시즌 193안타로 2017 시즌 손아섭과 함께 롯데 구단 단일 시즌 개인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됐다. 롯데의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레이예스가 거인 군단의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레이예스는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올해 137경기 타율 0.355(544타수 193안타) 15홈런 105타점 5도루 OPS 0.914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다 안타 1위, 타격 2위, 타점 공동 7위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최근 2년 연속 '흉작'이었던 롯데의 외국인 타자 농사를 '풍년'으로 만들었다.
레이예스는 롯데가 정규시즌 잔여 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200안타'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KBO리그는 1982년 출범 후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서건창(현 KIA 타이거즈)이 128경기 체제에서 200안타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는 2015년 1군 10개 구단, 144경기 체제가 시작됐지만 지난해까지 서건창의 뒤를 이어 200안타 고지를 밟은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 레이예스가 200안타의 벽에 도전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팀의 후반기 잔여 경기에서 레이예스의 타순을 조정,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레이예스를 올해 처음으로 2번 타순에 배치했다.
레이예스는 "솔직히 나도 내가 200안타를 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달성하면 너무 좋을 것 같지만 일단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이 승리를 챙기는 게 가장 큰 목표다"라며 "200안타는 정규시즌 종료 시점에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만약 내가 200안타를 치고 최다 안타 타이틀까지 따낸다면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내가 올 시즌을 잘 준비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팬들은 내년에도 레이예스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기를 바라고 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을 기원하는 '여권 뺏어'라는 진심 가득 담긴 농담이 레이예스를 향해서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레이예스도 한국 생활 중 롯데팬들의 사랑을 여러 번 느꼈다. 부산 시내에서는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커피값을 대신 계산해준 팬도 있었다.
레이예스는 "팬들이 내게 여권을 뺏으라는 농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며 "한국에서 뛰는 게 너무 즐겁다. KBO리그의 모든 팬들이 열정적으로 팀과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큰 에너지를 받고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산 시내를 다니면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언젠가 한 번은 카페에서 커피를 사주고 간 경우도 있었다"고 웃었다.
레이예스는 다만 올해 유독 더웠던 한국의 여름은 쉽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너무 추웠는데 점점 더워지더라. 날씨는 경기의 일부분이고 선수가 잘 적응해야 한다"라면서도 "올해 한국 날씨가 정말 너무너무 덥긴 했다"고 돌아봤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