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결승 1타점 끝내기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팀의 4위 도약을 견인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팀의 4위 도약을 이끈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4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연장 10회 5-4 승리를 거뒀다. 지난 14일 KT 위즈를 2-1로 꺾은 기세를 몰아 2경기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67승 66패 2무를 기록, 선두 KIA 타이거즈에 덜미를 잡힌 KT(67승 67패 2무)를 0.5경기 차로 제치고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두산이 KT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승률이 똑같더라도 2024 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에 4위 수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두산의 4위 탈환 과정은 쉽지 않았다.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으면서 키움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0-1로 뒤진 6회말 김재환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7회초 실점으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은 일단 1-2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만루에서 강승호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3-2 리드를 잡았다. 9회초 마무리 김택연을 투입해 1점을 지키고 게임을 끝내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렸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결승 1타점 끝내기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팀의 4위 도약을 견인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은 김택연이 9회초 선두타자를 범타로 잡아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택연이 야수 실책과 상대 작전에 흔들리면서 3-3 동점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타선까지 9회말 끝내기 찬스를 놓친 뒤 10회초 실점하면서 3-4 열세에 몰렸다.
하지만 두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0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1사 후 강승호의 볼넷, 전민재의 몸에 맞는 공, 조수행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고 키움을 몰아붙였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정수빈이었다. 정수빈은 키움 투수 언더핸드 김동혁을 상대로 좌익수 쪽으로 멀찌감치 날아가는 뜬공을 날려 보냈다. 3루 주자 강승호가 여유 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두산의 끝내기 승리가 완성됐다.
정수빈은 결승타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두산을 구원했다. 특히 팀이 1-1로 맞선 7회초 1사 2루에서 키움 김병휘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슈퍼 캐치'로 잡고 실점을 막아냈다. 두산은 곧바로 이주형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리드를 뺏기기는 했지만 정수빈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더 큰 점수 차로 밀려날 수도 있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양석환(오른쪽)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 홈런을 기록한 뒤 김한수 타격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경기 종료 후 "정말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양석환이 홈런을 치면서 끝내기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하위 타선에서 연이어 출루에 성공하면서 끝내기 상황이 왔다. 여기서 반드시 해결해 팬분들이 귀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다행히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제 10경기도 남지 않았다. 매 경기, 매 공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더 집중하려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게 타석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4시간이 넘는 힘든 게임을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응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풍성한 한가위 연휴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타선에서는 정수빈이 해결사였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결국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