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 왕조' 동료들, '니느님'에 승리 선물…"니퍼트 형! 여전히 두산 유니폼 잘 어울려"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두산 베어스 왕조를 이룩했던 옛 동료들이 '니느님'의 은퇴식 날 멋진 역전승을 선물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에이스 곽빈의 5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 불펜진의 릴레이 쾌투를 앞세워 승전고를 울렸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66승 66패 2무를 기록, 4위 KT(67승 66패 2무)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페넌트레이스 잔여 10경기에서 4위 탈환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두산은 1회초 1사 1루에서 장성우의 안타 때 좌익수 이유찬의 송구를 곽빈이 잡지 못하는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KT에 선취점을 내줬다. KT가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가운데 초반 흐름을 상대에 남겨줬다.



하지만 두산은 빠르게 분위기를 추슬렀다. 2회말 2사 후 강승호의 2루타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강승호는 후속타자 허경민의 타석 때 KT 투수 고영표의 2루 견제 송구 실책을 틈타 3루를 거쳐 득점에 성공,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두산 선발투수 곽빈도 힘을 냈다.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두산 야수진도 수비에서 높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두산 최고참 김재호는 8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 이날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회초 2사 2루에서 문상철이 3유간 깊숙한 곳으로 날려 보낸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 완벽한 1루 송구로 연결, 이닝을 종료키셨다.   

김재호는 3회말 타석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조수행의 희생 번트 때 2루까지 진루, 상위 타선에 역전 찬스를 연결했다.

이날 해결사는 정수빈이었다. 정수빈은 3회말 1사 2루에서 KT 에이스 고영표를 상대로 결승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재호를 여유 있게 홈으로 불러들이는 멋진 한 방을 날렸다.



정수빈은 수비에서도 게임을 지배했다. 1회초 2사 1·2루에서 KT 김상수가 날린 안타성 타구를 '슈퍼 캐치'로 잡아냈다. 두산은 정수빈의 호수비를 발판으로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의 발판을 놨다.

두산의 승리 속에 이날 게임 종료 후 공식 은퇴식을 진행한 니퍼트도 활짝 웃었다. 니퍼트는 2017년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7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섰다. 

니퍼트, 김재호, 정수빈은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두산 왕조'의 핵심 멤버들이다. 니퍼트는 이 두 사람과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통산 185경기 1115⅔이닝 94승 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의 발자취를 남겼다. 2016 시즌에는 28경기 167⅔이닝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정규리그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두산은 니퍼트와 함께 승승장구했다. 니퍼트가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기간 동안 2014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 4차례(2013, 2015~2017)나 올라 2번(2015, 2016) 정상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 정수빈, 김재호는 니퍼트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눴다. 



정수빈은 이날 팀 승리가 확정된 뒤 "니퍼트 형은 여전히 두산 유니폼이 잘 어울렸다. 오늘 은퇴식을 너무 축하하고 앞으로도 니퍼트 형이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직접 영어로 낭독한 은퇴사에서 "은퇴는 기본적으로 작별 인사를 하거나, 직장을 떠나는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야구는 직업인 동시에 언제나 제 삶의 일부일 것이다. 그래서 작별 인사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 2011년 첫 시즌 후 13년이 지났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이 (나의 커리어) 마지막 유니폼이 될 것이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