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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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손흥민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나...'SON 인종차별' 벤탄쿠르, 최대 12경기 징계

기사입력 2024.09.13 21:52 / 기사수정 2024.09.13 21:52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6월 손흥민과 관련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의하면 벤탄쿠르는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는데, 만약 벤탄쿠르가 징계로 인해 오랜 기간 팀에서 이탈할 경우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아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토트넘이 최악의 분위기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12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지난여름 논란을 일으켰던 손흥민 관련 인터뷰로 인해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기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벤탄쿠르가 위반한 규정은 E3 가중 위반에 관한 규정이다.

영국축구협회는 E3.1 규정에 "관계자들은 경기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부적절하거나 경기에 대한 평판을 떨어뜨리는 언행, 폭력적인 행동, 심한 수준의 반칙, 위협, 욕설, 외설, 모욕적인 언행이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이어지는 E3.2 규정에는 특정 관계자가 E3.1 규정을 위반할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는 설명이 붙었다. 해당 규정은 "여기에는 인종, 피부색, 국적, 종교, 신념, 성별, 성적 지향성, 장애 중 하나 이상을 언급한 것도 포함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최소 6경기 출전 정지,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꽤나 수위가 높은 징계지만, 그만큼 벤탄쿠르의 잘못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만하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신의 발언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마지막까지 4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등 치열했던 2023-24시즌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하기 위해 우루과이로 향한 벤탄쿠르는 휴식기 동안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벤탄쿠르가 방송에 나와 프로그램 진행자와 나눈 이야기의 내용이었다. 벤탄쿠르는 진행자의 말에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듯한 뉘앙스의 답변을 했는데, 이때 토트넘 동료이자 팀의 주장인 손흥민을 예시로 들어 논란을 자초했다.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벤탄쿠르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고 농담을 즐기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잡아내지 못했다.

당시 '포르 라 카미세타'의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했는데, 토트넘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 출신 선수가 손흥민이라는 점을 생각해 벤탄쿠르는 진행자에게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도 괜찮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 사건을 인지한 손흥민도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누고 해결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으나 한번 쏟은 물을 다시 주워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벤탄쿠르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후 이적설이 제기될 정도로 급격하게 흔들렸다. 

영국 '팀토크'는 "토트넘 1군의 주전 선수가 튀르키예로 이적할 거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난 시즌 말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구사할 선수가 없다고 인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여름 토트넘의 중원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라며 벤탄쿠르의 이적 가능성을 던졌다.

매체는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선택받지 못한 덴마크 살림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비롯해 올리버 스킵과 지오바니 로셀소까지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브 비수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팀 내 입지는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적설에도 불구하고 벤탄쿠르는 토트넘에 남았지만, 시즌 개막 후 세 경기 만에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벤탄쿠르의 징계 여부와 수위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벤탄쿠르가 징계로 팀에서 이탈한다면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면서 지난 시즌보다 대회를 하나 더 치르게 된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큰 악재를 맞게 된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높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그리고 벤탄쿠르를 두고 로테이션을 활용해 중원 조합을 꾸렸다. 여기에 이번 여름에는 2007년생 유망주 아치 그레이를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하면서 미드필드 뎁스를 추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벤탄쿠르가 빠진다면 당분간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치를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지는 세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레이가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이기는 하나, 아직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을 전부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수마와 사르 조합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비수마도 현재 부상을 당한 상태라는 점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비수마는 이번 9월 A매치 기간 동안 조국 말리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부상을 입었다. 다가오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는 물론이고 향후 몇 경기 동안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골드는 징계가 내려지기 전까지 벤탄쿠르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만약 벤탄쿠르가 기소를 받아들이고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벤탄쿠르에게 빠르게 징계를 내릴 경우 토트넘의 중원 옵션은 사르와 그레이 두 명만 남게 된다.

다수의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토트넘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달 말부터는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필수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 벤탄쿠르가 장기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소식이 토트넘에 최악인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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