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경남FC가 지난해 12월에 선임한 박동혁 감독과 9개월 만에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남은 6일 박동혁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경남 사령탑으로 부임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경남은 지난 2019년부터 2023시즌까지 설기현 감독과 동행했다.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설 감독 밑에서 경남은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며 2020시즌 곧바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K리그1 승격은 쉽게 경남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 2022시즌, 2023시즌 연속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서 승격 도전을 이어갔지만 모두 좌절됐다.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차지한 경남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위 부천FC를 꺾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3위 김포FC에 패해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결국 경남은 설 감독과의 동행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정규 시즌이 끝날 때 쯤 설 감독에게 계약 연장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자 예정대로 설 감독과 작별했다.
경남이 설 감독 후임으로 선임한 지도자는 전 충남아산 사령탑 박동혁 감독이다. 박 감독은 경남의 9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2025시즌까지 구단과 동행하기로 계약했다. 충남 아산이 K리그2 '언더독'임에도 나름 좋은 내용과 중위권 성적 이뤄낸 것을 참고 삼아 데려왔다.
박 감독은 전북 현대에서 2002년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06년 울산 현대로 이적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2008년 K리그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2009년부터 감바 오사카(일본), 가시와 레이솔(일본), 다롄 스더(중국)에서 활약하며 아시아권 축구를 경험했다. 이후 울산HD로 복귀해 2년간 활약하며 선수로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2014년 은퇴한 뒤엔 친정팀 2015년 울산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2016년 울산 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7년 아산 무궁화(충남아산 전신) 수석코치로 부임하면서 아산과 연을 맺은 그는 2018시즌부터 감독으로 부임하며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2018시즌 팀을 K리그2 우승으로 이끈 박동혁 감독은 2020시즌 팀이 시민 구단으로 바뀐 뒤에도 감독직을 이어갔다. 부족한 예산에도 그는 조직력을 끌어 올리고 투지 있는 공격적인 팀으로 만들며 주목을 받았다.
경남도 박 감독의 커리어에 큰 기대를 걸었다. 구단은 선임 배경을 두고 "선수들에게 적극성과 활동량을 강조하고 투지 있는 팀을 지향해 빠른 역습, 공격적인 팀을 중시하는 구단의 방향성 '투혼 경남'과 일치한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1979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0경기 이상의 프로 감독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아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고심한 끝에 박동혁 감독을 적임자로 낙점했다"라고 덧붙였다.
경남은 박 감독 밑에서 2024시즌 K리그1 승격을 노렸다. 그러나 박 감독의 경남 데뷔 시즌은 구단 역대 최악의 시즌 중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7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경남은 K리그2 13팀들 중 12위에 위치해 있다. 27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불과 25(5승10무12패)로, 리그 최하위 성남FC(승점 23)와의 승점 차는 불과 2점이다.
만약 현 순위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2024시즌은 경남 구단 창단 이래 역대 최악의 한 해가 된다. 경남의 K리그2 최저 순위는 11팀으로 운영되던 2015시즌에 차지한 9위이다.
박 감독은 개막전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2-1로 격파하며 좋은 출발을 하는 듯했지만 이후 리그 5경기(2무 3패)에서 승리가 없었다. 4월 말부터 3경기 2승 1무를 거두며 반등을 하는가 싶었지만 이후 3연패를 기록했다.
어려운 첫 시즌을 보내던 박 감독은 끝내 경남의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실패했다. 경남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 7월 리그 21라운드 성남 원정(4-1)이고, 이후 7경기에서 5무 2패를 거두며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정규 리그 종료까지 9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리그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남은 고심 끝에 2025시즌까지 동행하기로 한 박 감독과의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