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앞으로 100개 더 치고 500번째 홈런 기념구 챙겼으면 좋겠어요."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는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의 대구 홈 경기에서 KBO리그 통산 4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팀이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두산 선발투수 최승용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최승용 2구째, 128km/h 포크볼을 공략해 비거리 120m의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2024 시즌 20호,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2005년 LG 트윈스에서 데뷔 첫해 프로 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이후 19년 만의 쾌거다.
KBO리그 역사상 400홈런 고지를 밟은 건 이전까지 단 두 명뿐이었다.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 2015년 한국 야구 최초로 400홈런 역사를 쓴 뒤 SSG 랜더스 최정이 2021년 뒤를 이었던 가운데 박병호도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삼성도 박병호의 400호 홈런과 함께 웃었다. 두산을 7-3으로 꺾고 2연승을 질주했다. 3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4경기 차로 벌리면서 2위 수성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병호는 2012~15년, 2019년, 2022년 통산 6차례 홈런왕을 차지했던 가운데 400홈런까지 달성,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거포 중 한 명으로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박병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나름대로 (400홈런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기록을 빨리 달성해 안도하면서 베이스를 돌았다"며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 400홈런이었다. 굉장히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다만 400호 홈런 기념구는 손에 넣지 못했다. 홈런볼을 습득한 관중이 해당 공을 구단과 박병호에게 양도하는 대신 본인이 소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 프로 데뷔 첫 홈런이나 400홈런 같이 선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기념구는 구단이 야구 용품 등 답례품을 제공하고 회수, 선수에게 전달한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병호도 400호 홈런공에 대한 욕심은 크게 내지 않았다. "구단에 못 받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살짝 더러운 야구공을 주셔도 된다고 했다"며 "의미 있는 공이긴 하지만 그 공을 잡은 분에게도 의미가 클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난 괜찮다"며 팬의 뜻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단순히 10홈런, 20홈런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대 세 번째 400홈런이기 때문에 박병호도 조금은 아쉬워할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100홈런을 더 치면 좋겠다. 500홈런 채우고 그때 기념구를 챙겼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병호는 지난 5월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뒤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한 달 동안 7개의 홈런, 9월에도 벌써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특유의 파워를 유감 없이 뽐내는 중이다.
박진만 감독은 "400홈런은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박병호가 또 언제 홈런을 쳐줄지 기대가 된다"며 "최근 워낙 타격 페이스와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많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