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최근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5일(한국시간) "갈라타사라이는 부진에 시달리는 맨유 스타 카세미루를 눈독 들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전성기 시절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 카세미루는 최근 부진에 시달려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맨유는 지난 2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홈경기이자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이날 카세미루는 선발로 나와 맨유의 2실점에 모두 관여해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맨유의 첫 번째 실점은 카세미루의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다. 전반 35분 리버풀은 카세미루의 패스 미스를 이용해 역습을 전개했고, 모하메드 살라의 크로스를 콜롬비아 윙어 루이스 디아스가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은 리버풀은 맨유를 계속 몰아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이번에도 카세미루 쪽에서 실수가 나왔다. 디아스가 압박을 통해 카세미루로부터 공을 탈취한 뒤 역습에 나섰고, 이후 살라의 패스를 디아스가 오른발로 밀어넣어 2-0으로 달아났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카세미루를 빼고 변화를 줬으나 오히려 리버풀에게 세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밀어준 패스를 리버풀 에이스 살라가 왼발 슈팅으로 가볍게 마무리하면서 3-0이 됐다.
맨유도 추격하기 위해 분투하면서 좋은 공격 기회를 몇 차례 만들었지만 리버풀 골문을 지키는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를 넘지 못하면서 안방에서 라이벌에게 0-3 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경기가 끝난 후 성난 맨유 팬들은 카세미루를 비판했다. 이날 3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카세미루는 전반전에 나온 맨유의 2실점 모두 빌미를 제공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축구통계매체 '풋몹'도 카세미루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3.9를 줬다.
카세미루가 부진한 경기를 펼치자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가 카세미루 영입에 관심을 표했다.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대다수의 유럽 리그 여름 이적시장은 이미 종료됐지만, 튀르키예 여름 이적시장은 오는 13일에 문을 닫는다.
이에 대해 매체는 "맨유가 리버풀에 0-3으로 비참한 패브를 당한 후 카세미루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라며 "맨유 주전 미드필더로서의 지위도 최근 마누엘 우가레트가 합류해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지난달 31일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던 우루과이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9년 6월까지 유효한 5년 계약이고, PSG에 기본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87억원)와 옵션 1000만 유로(약 147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가르테는 명단에 등록되지 않아 리버풀전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거액의 이적료로 영입됐기에 올시즌 카세미루를 밀어내고 맨유의 주전 3선 미드필더로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세미루의 주전 자리가 흔들리자 갈라타사라이가 관심을 보였고, 맨유도 적절한 제안이 오면 카세미루를 내줄 의향이 있다. 그러나 카세미루의 고액 연봉이 이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매체는 "맨유와의 계약 기간이 2년 남아 있는 카세미루의 주급은 30만 파운드(약 5억 2600만원)가 넘고, 그의 급여는 갈라타사라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임대 계약은 맨유가 카세미루 급여를 일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스포츠 경제 웹사이트 '캐폴러지(Capology)에 따르면 카세미루가 맨유에서 받고 있는 주급은 35만 파운드(약 6억 900만원)로 팀 내 최고 수준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20만 파운드(약 321억원)에 이른다.
이어 "맨유는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다비드 데헤아, 앙토니 마르시알, 라파엘 바란, 제이든 산초 등 다수의 고소득 선수들을 방출해 임금 지출을 줄이고 있다"라며 "그들은 여름 내내 카세미루에 대한 제안을 열어 놓았지만 사우디 프로리그의 기대했던 관심은 실현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카세미루는 튀르키예행을 꺼리고 있지만, 이는 맨유에서 정기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망이 있는지에 대해 달려 있다"라며 출전 시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카세미루가 갈라타사라이행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미드필더 카세미루는 전성기 시절 레알 마드리드 핵심 미드필더로 뛰면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2022년 여름 레알을 떠나기 전까지 9년 동안 336경기를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를 포함해 트로피만 22개를 들어 올렸다.
레알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카세미루는 지난 2022년 여름 맨유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발을 내밀었다. 맨유는 카세미루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옵션 포함 7000만 유로(약 1035억원)를 지불했다.
2022-23시즌 카세미루는 기대에 부응하면서 맨유 최고의 영입생이 됐다. 그는 무려 51경기나 출전하면서 팀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공격포인트도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7골 6도움이나 기록했다.
전 시즌 6위였던 맨유는 카세미루 활약에 힘입어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를 3위로 마무리해 1년 만에 다시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또 리그컵 정상에 오르면서 6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카세미루는 1시즌 만에 부진이 찾아왔다. 1992년생으로 30대가 됐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고, 지난 7월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브라질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카세미루의 하락세가 눈에 띄자 맨유 팬들은 이번 여름 그를 방출하길 원했지만 카세미루 영입을 원하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맨유에 남은 카세미루는 시즌 개막 후 공식전 4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는데,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2실점 빌미가 되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리버풀전 부진은 카세미루의 입지를 크게 흔들었고, 갈라타사라이 이적설로 이끌었다. 튀르키예 이적시장이 문을 닫기 전에 카세미루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갈라타사라이가 만약 카세미루를 영입한다면 올시즌 UEFA 유로파리그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여름 갈라타사라이는 9명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과거 토트넘 홋스퍼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활약했던 세르주 오리에를 시작으로 비니시우스(전 풀럼)와 하킴 지예흐, 미시 바추아이 등을 FA(자유계약)로 영입했고 이스마일 야콥스와 빅터 오시멘을 임대로 데려왔다.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출진 오시멘은 사우디와 첼시 이적이 불발된 후 갈라타사라이와 1시즌 임대 계약을 맺었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를 차지해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했다. 토트넘은 최근까지 맨유를 제치고 강력한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오시멘에 이어 카세미루까지 가세하면 토트넘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맨유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