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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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가 이래도 되나요…'대전 수호신' 이창근, 선방쇼에 AS까지 '미친 활약'

기사입력 2024.09.03 10:45 / 기사수정 2024.09.03 10:45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환 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의 수호신 이창근은 광주FC 선수들이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다.

지난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광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선제골을 터트린 2006년생 재능 윤도영도, 추가골로 광주를 붕괴시킨 김인균도 아닌 이창근이었다.

주세종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대전의 수문장 '빛창근' 이창근은 대전이 불안한 리드 속 위기를 맞을 때마다 벼랑 끝에서 대전을 끌어올렸다. 광주는 대전의 강도 높은 압박, 그리고 겹겹이 쌓인 수비를 넘어 힙겹게 페널티지역에 도달해도 마지막 슈팅이 번번이 이창근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광주의 유효슈팅 네 개는 모두 이창근을 넘지 못했다.

이창근이 펼친 선방쇼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27분 광주 스트라이커 이건희의 헤더를 막았을 때였다.

대전이 페널티 박스 인근에 수비수들을 여럿 배치해 수비벽을 높게 쌓자 광주는 골문 앞으로 날카롭게 붙이는 크로스를 통해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 후반 27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알바니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아사니가 골문 먼 쪽으로 정교한 왼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쇄도하던 이건희가 공의 방향만 바꾸는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대전의 동점골 실점을 확신한 순간. 그러나 그 확신마저 꺾는 선수가 바로 이창근이었다. 이창근은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이건희의 헤더를 쳐냈다. 말 그대로 슈퍼 세이브였다. 이건희는 주심에게 공이 골라인을 넘지 않았냐고 물어봤지만 스코어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이창근에게 이런 선방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K리그 내 최고 수준의 선방 능력을 보유한 이창근은 거의 매 경기에 가깝게 슈퍼 세이브를 선보인다. 이건희의 헤더를 막은 뒤에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수비수들에게 집중을 요구한 이창근이다.

더욱 보기 어려운 장면은 7분 뒤인 후반 34분에 나왔다. 광주의 코너킥 상황에서 높게 올라온 공을 잡은 이창근은 상대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김인균을 향해 강한 킥을 찼는데, 이 패스가 김인균에게 정확하게 연결됐다.

공을 몰고 질주한 김인균은 광주 골키퍼 김경민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 슛으로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의 추격을 뿌리치는, 사실상 쐐기골에 가까운 대전의 추가골이었다. 이창근의 패스는 도움으로 인정됐다.



잉글랜드의 명가 리버풀 소속 골키퍼인 알리송(브라질)과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의 합작골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송곳 같은 킥을 차는 알리송,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보유한 살라는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그리고 2022-23시즌 비슷한 방식으로 한 골씩 총 세 골을 합작한 바 있다.

대전의 광주전 승리는 이창근이 만든 승리였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대전은 이창근의 맹활약 속에 광주전에서 승리를 거둬 최하위에서 탈출, 하위권 순위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우위를 점했다.

이창근은 경기장 안에서는 뛰어난 선방 능력으로, 밖에서는 리더십으로 대전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진중한 성격을 가진 이창근은 팀이 잘나가든 흔들리든 언제나 침착한 상태다.

황선홍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이창근에 대해 "주세종 선수가 주장이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서 이창근의 부담감이 크다. 팀을 긍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선수들이 같은 마음으로 준비한다는 건 긍정적이다. 이창근 선수가 그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고마운 마음"이라며 이창근이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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