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2회초 수비를 마친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타순이 한 바퀴 돌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세 달 넘게 패전이 없었던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앤더슨은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6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5월 24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에서 첫 패전을 기록한 뒤 99일 만에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77개로, 구종별로는 직구(48개)가 가장 많았다. 커브(11개), 슬라이더(9개), 커터(8개), 체인지업(1개)이 그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6km/h를 나타냈다.
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3회초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한화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시즌 초반 로버트 더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에 합류한 앤더슨은 시간이 지날수록 KBO리그에 적응했다. 5월 4경기 16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06, 6월 5경기 24⅔이닝 3승 평균자책점 4.01로 안정감을 찾았다. 7월 4경기 20이닝 3승 평균자책점 1.80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8월(31일 NC전 제외)에도 5경기 27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 1.95로 활약 중이었다.
구단은 벌써 다음 시즌 앤더슨과의 동행까지도 생각 중이다. 경기 전 이숭용 SSG 감독은 "내년에 별 일 없으면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또 (시즌 개막 전부터) 선발투수로서 준비한다면 좀 더 길게 이닝을 던질 것"이라며 앤더슨에게 힘을 실어줬다.
경기 초반만 놓고 보면 기대 이상이었다. 앤더슨은 1회초 리드오프 박민우를 시작으로 3회초 2사 최정원과의 승부까지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NC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2회초에는 맷 데이비슨-김휘집-천재환에게 모두 삼진을 솎아냈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앤더슨에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 건 4회초였다. 앤더슨은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안타를 내줬고, 후속타자 김주원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경기 개시 이후 처음으로 득점권에 몰린 앤더슨은 서호철과 데이비슨에게 차례로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앤더슨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앤더슨은 무사 1·3루에서 김휘집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천재환에게 삼진을 잡았지만, 1사 만루에서 김성욱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서호철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실점 과정에서 장타는 단 1개도 없었으나 사사구 2개가 빅이닝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5회초에도 사사구가 문제였다. 앤더슨은 선두타자 최정원에게 스트라이크 없이 볼만 4개를 던졌다.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헌납했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안타 없이 사사구로 1사 1·2루를 만든 앤더슨은 실책까지 범했다. 서호철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2루로 공을 뿌렸는데, 송구가 2루수 키를 넘으면서 외야로 빠져나갔다. 그 사이 2루주자 최정원이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다.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던 앤더슨은 후속타자 데이비슨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실점이 불어나면서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킬 수 없었고, 결국 4회초 1사에서 이로운과 교체됐다.
앤더슨이 한 경기에 자책점을 6점 이상 기록한 건 5월 24일 한화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팀의 5강 경쟁을 위해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었던 앤더슨이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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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