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1위)가 남자 테니스를 평정하고 있을 때, 여자 테니스는 특별한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였다.
올 시즌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의 우승자도 모두 달랐다. 호주오픈은 킴 클리스터스(27, 벨기에, 세계랭킹 9위)가 정상에 등극했다.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우승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나(29, 중국, 세계랭킹 5위)가 차지했고 윔블던 트로피는 페트라 크비토바(21, 체코, 세계랭킹 6위)가 가져갔다.
그리고 US오픈의 히로인은 사만다 스토서(27, 호주, 세계랭킹 7위)였다. 올 시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1, 덴마크, 세계랭킹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워즈니아키는 마리아 샤라포바(24, 러시아, 세계랭킹 2위)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니스 스타'다. 지난해 전 세계의 여자 스포츠 선수들 중, 샤라포바에 이어 수입랭킹 2위에 오른 그는 모델 활동과 CF촬영으로 1천250만 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어린 시절부터 각종 대회를 제패하며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그는 세계랭킹 1위는 물론, 4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는 것이 시간문제로 보였다.
지난해 워즈니아키는 20세의 나이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9년 US오픈 결승전에 진출한 워즈니아키는 클리스터스에 패하고 말았다.
올 시즌 워즈니아키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WTA 투어 소속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승을 올리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은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준결승전에 진출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워즈니아키는 탄탄한 수비력과 정교한 백핸드, 여기에 네트 앞에서 펼쳐지는 재치 있는 플레이를 갖췄다.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에게 부족한 것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테니스의 전설'인 크리스 에버트(미국)는 "많은 우승과 세계랭킹 1위도 좋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의 값어치는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큰 대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이기고 정상에 등극하는 것이 최고의 테니스 선수가 갖춰야할 조건이라고 애버트는 강조했다.
워즈니아키는 이번 US오픈에서 승승장구했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세레나 윌리엄스(29, 미국, 세계랭킹 14위)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생각할 때, 결승에 진출할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워즈니아키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윌리엄스에 0-2로 완패한 워즈니아키는 "올해는 나에게 성공적인 해였다. 나는 올 시즌에 대해 불평을 할 수 없다. 나는 여섯 차례에 걸쳐 정상에 타이틀을 획득했고 두 번의 메이저대회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나는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건강하다는 사실이다. 좀 더 여유롭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즈니아키는 자신이 유독 메이저대회 징크스가 있는 부분에 대해 "나는 그 부분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다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세계랭킹 1위로서 메이저대회 우승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워즈니아키가 아직 21세밖에 안됐고 여전히 성장 중이다. 워즈니아키는 내년 시즌 다시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 캐롤라인 워즈니아키 (C) US오픈 공식 홈페이지, WTA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