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이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지금 이 정도면 리그 전체 2루수 중 최고 아닌가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고승민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6회초 삼성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고승민은 비록 롯데의 3-5 패배로 빛이 다소 바래기는 했지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건 의미가 크다. 2000년생으로 나이가 젊은 데다 올해 팀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과정에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고승민의 성장이 대견하기만 하다. 올해 고승민을 과감하게 주전 2루수로 기용했던 가운데 선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낸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이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4일 삼성전에 앞서 "고승민은 내가 계속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올해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우리 팀뿐 아니라 현재 리그 2루수 중에는 최고 수준으로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고승민은 지난해 94경기 타율 0.224(255타수 57안타) 2홈런 24타점 OPS 0.649로 부진했다. 래리 서튼 전 감독의 지시 아래 뚜렷한 1루수와 우익수를 겸업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단순히 수비 포지션의 영향으로만 보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고승민의 타격 재능까지 죽는 악수가 됐다.
고승민의 부활은 포지션을 2루로 다시 옮기면서부터 시작됐다. 롯데는 2024 시즌 시작 전까지 뚜렷한 2루수 주전이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이 프로 입단 당시 2루수로 활동한 점에 주목했다.
김광수 벤치코치 역시 고승민이 2루수로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을 2루로 고정하는 뚝심을 발휘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이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의 2024 시즌 성적은 지난 23일까지 89경기 타율 0.300(353타수 106안타) 10홈런 62타점 4도루 OPS 0.819다. 정교함은 물론 한방까지 갖춰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2루수로 성장했다. 올해 데뷔 첫 세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은 지금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기술적인 면도 좋다"며 "기술적으로는 더 성장이 필요하다. 분명한 건 앞으로 좋아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고승민은 사령탑의 칭찬을 취재진에게 전해 들은 뒤 쑥쓰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자신은 부족한 게 많다며 더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승민은 "나는 아직 10개 구단 2루수 중 10등이다"라고 몸을 낮춘 뒤 "내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시즌 끝까지 롯데가 많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