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이형, 나 폴더 세리머니 해도 돼?"...디아즈의 스마트폰 수령 자축, 라팍 빛냈다 [대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라팍' 데뷔전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홈팬들을 매료시키는 결승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후반기 잔여경기 활약을 예고했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최신 스마트폰 수령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건 덤이었다.

디아즈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5-3 승리를 견인하고 홈 구장 첫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디아즈는 이날 승부처 때마다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삼성이 0-1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1루에서 호투하던 롯데 에이스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생산, 1사 1·3루 찬스를 강민호 앞에 차려줬다.

삼성은 디아즈의 안타를 발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강민호가 윌커슨에게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단숨에 스코어를 3-1로 만들었다. 

디아즈는 8회말 게임을 지배하는 활약을 보여줬다. 삼성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1사 1루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롯데 우완 박진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5-3 리드를 안겼다. 



디아즈는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복귀, 모기업 삼성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를 연상시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4회말 안타로 출루한 뒤에도 1루에서 동료들을 향해 똑같은 세리머니를 보여줬던 가운데 홈런을 맛본 이후에는 더 큰 몸짓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디아즈는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세리머니는 스마트폰 때문에 했던 게 맞다. 오늘 경기를 마친 뒤 나도 (갤럭시 Z폴드를) 받았다"고 웃은 뒤 "구자욱 선수에게 안타나 홈런을 치면 세리머니를 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해서 해봤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은 최근 선수단에 갤럭시 Z 폴드를 지급했다. 모기업 삼성전자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디아즈의 1군 합류 전 이뤄진 일이었지만 디아즈 역시 모기업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누렸다. 23일 경기 종료 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기념 촬영까지 진행했다.

삼성 관계자는 "디아즈가 오늘 안타나 홈런을 쳐서 스마트폰을 받은 건 아니다. 그동안 1군 선수단이 창원, 포항에서 경기를 치렀다. 홈(라이온즈파크) 경기 때 디아즈에게 (갤럭시 Z 폴드를) 지급할 예정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디아즈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2024 시즌 개막 후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출발을 함께했던 데이비드 맥키넌은 친화력과 프로 의식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파괴력이 아쉬웠다.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짐을 싸 한국을 떠났다.

삼성이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루벤 카데나스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부상으로 드러누웠다. 정밀 검진 결과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계속해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삼성은 결국 디아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디아즈는 지난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첫 5경기에서 타율 0.350(20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 OPS 1.050으로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삼성은 디아즈가 기대보다 더 빠르게 한국 야구에 적응하면서 후반기 막판 순위 다툼에도 큰 힘을 얻었다. 2위 수성은 물론 페넌트레이스 종료 직전까지 1위 추격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됐다.

디아즈는 "몇 경기를 뛰어보니까 한국 투수들이 나와 어떻게 상대하는지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어떤 타순에 들어가더라도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 활약에 따라 삼성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 좋다. 내가 삼성에 온 이유는 팀이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