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고의 주장으로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주장 완장을 차고 뛰었던 로이 킨을 꼽았다.
국가대표팀 선배 박지성이 맨유에서 뛸 때 맨유의 경기를 챙겨봤던 손흥민은 당시 맨유의 주장이었던 킨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데일리 포스트'는 "토트넘 홋스퍼 윙어 손흥민이 전 맨유 스타인 킨을 EPL 역사상 최고의 주장으로 꼽았다. 킨은 EPL에서 가장 성공했던 주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손흥민은 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박지성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맨유의 경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의 말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영국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PL 역사상 최고의 주장이 누구인지에 묻는 질문을 받자 "로이 킨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박지성 때문에 맨유 경기를 많이 봤다. 당시 킨은 어디에나 있었고, 중앙 미드필더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고 있었으며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며 킨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스카이 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인 킨은 과거 노팅엄 포레스트를 거쳐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맨유에서만 10년 넘게 활약했던 인물이다. 현역 시절 킨은 중앙 미드필더,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는데 높은 활동량과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PL에서 이름을 날렸다.
터프한 이미지와 달리 킨은 공을 잘 다루는 선수로도 유명했다. 폴 스콜스와 중앙에서 짝을 이뤄 스콜스가 공격에 가담하면 후방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면서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볼 배급으로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선수가 바로 킨이었다. 1990년대 막강했던 맨유의 중심에는 킨의 중원 장악 능력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혈질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자신의 불 같은 성격 때문에 킨은 경기장 안팎에서 여러 사람들과 충돌했는데, 킨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가 엘링 홀란의 아버지인 알프잉에 홀란과의 악연이다.
킨과 알프잉에 홀란은 지역 라이벌인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만났다. 당시 킨은 알프잉에 홀란에게 거친 태클을 당해 큰 부상을 당했는데, 알프잉에 홀란이 조롱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경기장에서 그를 만나 그대로 복수했다. 킨의 성격을 대변하는 일화다.
하지만 그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킨은 맨유의 1990년대와 2000년대 황금기 역사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남아 있다. 손흥민의 말처럼 킨은 이 기간 동안 1998-99시즌 맨유의 트레블을 포함해 리그 우승 7회, FA컵 우승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차지했다.
최고의 주장을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손흥민 역시 현재 토트넘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으로 발탁된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을 누빌 예정이다.
손흥민도 좋은 주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토트넘의 레전드 출신인 레들리 킹은 손흥민이 팬들과 동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다면서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찰 자격이 충분하다고 치켜세웠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