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리오넬 메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년 전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메시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영국 더선은 16일(한국시간) "메시는 과르디올라에게 5단어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과르디올라 집 소파에 앉아 6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때는 2020년 8월이었다.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서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2-8이라는 충격적 스코어로 참패한 경기 후였다.
당시 뮌헨은 토마스 뮐러와 필리페 쿠티뉴가 각각 2골씩 터뜨리고 이반 페리시치, 세르주 그나브리, 요주아 키미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골맛을 보면서 다비드 알라바의 자책골과 루이스 수아레스의 만회골에 그친 바르셀로나를 크게 이겼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단일 경기 최초 8득점 경기로 기록된 경기였다. 메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무득점에 그쳤다.
더선에 따르면 메시는 2020년 8월 17일 과르디올라에게 "안녕, 펩. 잘 지내?(Hi Pep: how are you?)"라고 5단어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전 참패 이후 바르셀로나에 싫증이 난 메시가 맨시티 스쿼드에 자신을 위한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메시 아버지 호르헤가 바르셀로나 출신 맨시티 CEO 페란 소리아노에 연락했고, 소리아노는 과르디올라에게 메시와 만나달라고 요청했다. 과르디올라는 메시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만났고, 무려 6시간이나 대화를 나눴다.
당시 메시는 과르디올라에게 "펩, 난 가능한 한 높은 곳까지 가고 싶을 뿐이다. 난 여전히 위대한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과르디올라는 "우리가 열심히 훈련하고, 맨체스터이 비가 많이 온다는 걸 알고 있어?"라고 맨체스터의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메시는 "그건 나한테 상관 없다. 열심히 뛸 준비가 됐다"고 답했고, 과르디올라는 "난 여전히 긴 전술적 대화를 한다. 네가 지루할지도 모른다"고 재차 말하자 메시는 "난 견뎌낼 수 있다. 당신이 하는 어떤 것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는 "레오, 우리 둘 다 예전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 지금은 잘 안 맞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오후 6시 30분까지 대화를 나눈 후 따뜻한 포옹과 함께 작별했다. 과르디올라는 메시가 맨시티에 올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당시 메시는 바르셀로나에 부로 팩스를 보내 이적을 요청했다. 동시에 맨시티 이적설과 연결돼 축구계를 크게 들썩이게 했다.
더선에 따르면 베르나르두 실바는 경쟁자가 될 메시의 합류 가능성을 듣자 과르디올라에게 "메시에 대한 얘기가 사실이야? 난 (메시보다) 2배는 더 많이 뛸 수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법적 분쟁을 피하길 원했고, 1년 재계약을 맺었다. 맨시티 이적 대신 바르셀로나에 잔류한 메시는 1년 더 바르셀로나에서 뛰었으나 바르셀로나가 구단 재정 악화로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2021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났다.
PSG에서 2시즌 동안 활약한 메시는 지난해 여름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하며 유럽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4년 전 맨시티로 향했다면 많은 일들이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