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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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했음을 기억해" 故이선균, 죄책감·슬픔 가득 마지막 연기 ['행복의 나라'로②]

기사입력 2024.08.14 13: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故이선균이 '행복의 나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우리는 이선균과 함께했음을 기억합니다."

14일 개봉한 영화 '행복의 나라' 엔딩 크레딧이다. 故 이선균의 마지막은 박태주였다.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선균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신념을 지키는 박태주로 분했다. 말끔함은 사치인 수염이 가득한 얼굴, 허망함이 담긴 망연자실한 눈동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연기를 펼친 그가 남긴 유작이다. 

지난달 개봉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이은 고인의 유작 공개에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은 먹먹함을 숨기지 못했다.



조정석은 "(이선균은) 너무 정이 많은 사람이다. 촬영하면서 단 한번도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며 "촬영장에서는 누구보다 집념이 대단했다. 연기하는 순간에는 굉장히 뜨거웠다. 연기가 종료된 순간에는 따스했던 형님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보고 싶다"는 그리움을 고백, 눈시울을 붉혔다. 

유재명과 전배수, 송영규, 최원영 또한 이선균에 대해 "따뜻한 사람", "한결같고 무심하지만 소외된 친구를 챙겨 감동을 주던 사람",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던 좋은 사람" 등의 말로 표현하며 그를 추억했다.

추창민 감독은 "영화를 보시면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연출자로서 마주했던 이선균의 마지막 연기에 대한 자부심과 먹먹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선균은 대사와 큰 동작 없이 오로지 눈빛으로, 무표정으로 감정을 터트리는 까다로운 연기를 소화했다. 



"나 오늘 못 들어와. 애들 잘 챙기고"

초조한 사건 당일의 모습부터, 자신의 미래를 알지만 놀란 아내의 어깨 너머로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조용히 담을 수 밖에 없는 박태주를 보다보면 배우 이선균이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감정이 넘어온다.

대사가 너무 많았다는 조정석과는 반대로, 대사보단 표정이 중요했던 이선균의 진가가 '행복의 나라'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생존엔 관심도 없고, 모든걸 포기한 듯한 박태주지만, 밤마다 수도 없이 그 날을 되새기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말 못할 고뇌에 빠진다. 이를 표현한 이선균의 과묵한 감정선이 빛을 발한다. 

이선균과 조정석은 경계심과 답답함이 가득한 첫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스며들고, 서로를 품게 되는 모습을 담는다. 

하지만 점점 진해지는 케미, 깊어지는 감정이 최고조에 달할 때 모두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끝은 결국 오기에 더욱 먹먹하다. 



조정석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긴장하며 봤다. (이선균의 유작이라는) 감정을 배제하면서 보다가 하이파이브하는 장면에서 무너졌다"며 이선균의 마지막을 회상했다. 

이어 "(이선균이) 완성본을 봤다면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해주실 것 같다"며 "('행복의 나라'가 유작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 이선균이란 배우의 더 좋은 작품을 보고 싶었다"며 그리움을 덧붙였다.

조정석은 그간 보지 못한 이선균의 묵직한 모습을 봤다며 '행복의 나라'에 대한 만족을 표해 그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후회 없을 연기를 펼친 故 이선균의 마지막. '행복의 나라'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NEW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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