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잦은데' 첼시, 7년 초장기 계약…황희찬은 "한국말 잊지 마" 뜨거운 작별 인사까지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영입을 원한 포르투갈 출신의 윙어 페드루 네투가 이를 외면하고 결국 첼시 이적을 완료했다. 첼시는 그에게 7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안겼다.

첼시는 1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는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로부터 포르투갈 국가대표 페드루 네투의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네투는 7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코브햄(첼시 훈련장)에서 새로운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네투의 영입을 발표했다.

네투는 "이 클럽에 합류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나는 여기 있기 위해 내 경력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이 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나가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네투는 첼시 유니폼을 입고 첼시 팬들 앞에서 첫인사도 했다.

첼시는 11일 홈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인터 밀란과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 경기를 치렀다. 첼시는 전반이 끝난 하프타임에 새로 영입한 네투를 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 감독도 그의 영입을 반겼다. 그는 "네투는 훌륭한 영입이다. 그는 많은 것을 제공해 우리는 도울 수 있다"며 "그는 오른쪽에서 뛸 수 있고 왼쪽에서도 뛸 수 있으며 일대일 상황에서 매우 뛰어나다. 시즌동안 많은 경기가 있기에 큰 스쿼드가 필요했는데 네투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적료와 자세한 계약 규모도 드러났다.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SNS를 통해 "첼시는 네투 영입을 위해 초기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99억원)와 보너스 300만 유로(약 45억원)를 주는 계약을 맺었다"며 "6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라고 밝혔다.



네투는 토트넘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 시작부터 네투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울버햄프턴도 빅클럽에서 큰 제안이 온다면 보내준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토트넘은 오른쪽 윙어인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기복이 심하고 손흥민을 제외한 윙어들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기에 왼쪽과 오른쪽에서 뛸 수 있는 네투를 영입해 윙어 보강을 하는 듯했다.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포함한 다른 구단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영입 경쟁의 승자는 토트넘이 되는 분위기였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보강해 손흥민과 함께할 공격진을 꾸릴 생각이었다. 첼시가 네투 영입에 성공하며 토트넘은 다른 선수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런던 라이벌 첼시의 네투 영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9일이었다.

로마노는 SNS를 통해 이적이 확정될 때 사용하는 문구 'Here we go(히어 위 고)'와 함께 네투가 첼시로 간다며 네투의 에이전트가 첼시와 개인 조건에 합의했고 메디컬 테스트만 남았다고 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네투의 이적으로 인해 첼시의 여름 이적료는 2억 파운드(약 3500억원)를 넘을 전망"이라며 "이 거래가 확정된다면 네투는 지난 여름 후벵 네베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로 4700만 파운드(약 822억원)에 이적한 이후 울버햄프턴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2000년생 네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다. 그는 2019년 여름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에서만 5시즌을 소화했다.

네투는 공격포인트보다 경기 영향력이 빛나는 선수였다. 울버햄프턴에서도 득점은 황희찬이 책임졌다면 공격은 네투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23-24시즌 리그 20경기에 출전해 2골과 9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프턴 공격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은 있다. 부상이 잦은 선수라는 점이다.

네투는 울버햄프턴 첫 시즌인 2019-20시즌에는 44경기를 소화하고 두 번째 시즌에도 35경기에 나서 꾸준히 활약할 듯했으나 세 번째 시즌부터 부상이 이어지며 두 시즌 연속 20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023-24시즌은 그나마 부상이 덜하긴 했으나 24경기 출전에 그쳤다.



첼시는 네투 영입까지 마치며 이번 여름에만 10명의 선수를 영입하게 됐다. 'BBC'에 따르면 네투의 영입으로 인해 첼시의 이번 여름 이적시장 지출은 3000억 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선수 영입을 멈추지 않았기에 지출은 더 커질 전망이다.

첼시는 이번에도 젊은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안기며 이적시장 기조를 지키고 있다. 첼시는 토드 볼리 구단주가 2022년 부임한 이후로 젊은 선수들과 5년 이상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장기 계약은 장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 젊은 선수를 오랫동안 보유하며 팀의 미래로 키우는 동시에 큰 금액을 나눠서 줄 수 있기에 재정적인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수가 팀 적응에 실패한다면 악성 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첼시는 이미 실패인 것처럼 보이는 사례가 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안기는 기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 출신의 윙어 미하일로 무드리크와 8년 6개월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무드리크는 이적 후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첼시가 네투의 부상 관리만 잘해준다면 네투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네투는 첼시에 없는 유형의 윙어다. 그는 드리블과 돌파에 자신이 있는 선수이기에 충분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첼시 공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희찬은 SNS를 통해 "형제여, 한국말을 잊지 마"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며 네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네투는 황희찬 애칭인 차니를 언급하며 "고마워 차니"라고 인사했다.

사진=첼시,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