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방이동, 김정현 기자)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 최고참 정재군(48∙울산중구청)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패럴림픽에서 아버지께 메달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정재군은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결단식에서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재군은 1976년생으로, 4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생애 첫 패럴림픽에 출전한다. 2007년 작업 중 척추골절 사고로 장애인이 된 정재군은 병원에서 우연히 장애인 배드민턴을 접하게 됐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엘리트 체육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현재 소속팀인 울산 중구청 직장경기운동부에 입단해 안정적으로 운동을 이어가고 있고 경제적인 걱정도 덜었다.
15년간 패럴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정재군은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도전에 나선다. 정재군은 스포츠 등급 WH1(밸런스-보통이거나 나쁨)이다. 이번 대회 WH1 남자 단식, 그리고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WH1-WH2(밸런스-좋음) 남자 복식에 나선다.
정재군은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일 수도 있다. 지금 (파리에) 가는 자체가 너무 영광이고 또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얻었으니까 가서 지금까지 훈련한 만큼 최대한 열심히 후회 없는 게임을 하고 좋은 결과를 이루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꿈에 무대이다 보니 아무나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마음이 한편으로 벅차고 더 무겁고 그런 게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가서 부담이 안 간다는 건 사실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온 만큼 내가 훈련한 걸 마음껏 펼치고 왔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크다"라고 덧붙였다.
정재군의 최근 경기 감각은 아주 좋다. 지난 3월 태국 장애인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WH2 남자 단식 동메달을 시작으로 4월 스페인 대회 레벨2 대회 WH1 남자 단식 금메달, 5월 스페인 대회 레벨1 대회에선 유수영과 WH1-2 남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최근인 6월 스코틀랜드 대회에서 정재군은 유수영과 WH1-2 남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해 이번 패럴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이다.
정재군은 최근 경기 감각에 대해 "스코틀랜드 대회에서 복식 우승을 했는데 지금 현재 파트너 선수가 워낙 잘하는 선수기 때문에 같이 호흡을 맞춰가지고 나름 상대 선수에 대한 약점 분석 등도 하면서 서로 잘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도 또다시 서로 채워주고 잘 맞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재군에게는 이번 대회에 임하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지난 6월 스코틀랜드 대회를 앞두고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신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께 패럴림픽 메달을 꼭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다.
정재군은 "아버지께서 배드민턴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셨고 내가 운동하는 거에 대해서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가끔 가까운 데에서 대회를 하게 되면 오시고 그러셨다. 이제 스코틀랜드 대회 가기 한 3~4일 전에 돌아가셨다. 나도 갑작스럽게 소식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응원해 주시고 그러셔서 많이 힘이 됐는데 이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메달을 따서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동현 선수단장이 약속한 순금 20돈 메달 역시 아버지께 보여드리겠다"며 웃었다.
"목표는 물론 금메달"이라고 말한 정재군은 "색깔에 상관없이 일단 메달권에 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다짐했다.
사진=방이동, 김정현 기자 /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