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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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갔던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 '金빛'으로 회복...겸손하고 철저한 준비 통했다 [파리 현장]

기사입력 2024.08.12 09:10 / 기사수정 2024.08.12 09:10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급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유진.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급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유진.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태권도가 파리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3년 전 도쿄에서 '노메달'로 고개를 숙였던 아픔을 金빛으로 씻어내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게 됐다.

한국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67kg급에서 이다빈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은 2020 도쿄 대회(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이 종목 은메달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포디움에 올랐다.

한국 태권도는 파리 올림픽에 총 4명이 출전했다. 남자는 58kg급 박태준과 80kg급 서건우, 여자 57kg급 김유진과 67kg급 이다빈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태준과 김유진이 금메달, 이다빈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서건우도 4강까지 진출하는 호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태권도가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대회부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남자 86kg급 김경훈, 여자 57kg급 정재은, 여자 67kg급 이선희가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신준식도 남자 6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도 태권도 종주국이자 강호로 확실하게 명성을 떨쳤다. 남자 80kg급 문대성, 57kg급 장지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kg 송명섭, 여자 67kg 황경선도 동메달을 기록했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현재까지도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4개가 쏟아졌다. 남자 68kg급 손태진, 남자 80kg급 차동민, 여자 57kg급 임수정, 여자 67kg 황수정이 모두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정복했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여자 67kg급 황경선이 금메달, 남자 58kg급에서 이대훈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2016 리우 대회에서 태권도는 다시 올림픽 무대를 장악했다. 여자 49kg급 김소휘와 여자 67kg급 오혜리가 금메달, 남자 58kg급 김태훈과 남자 68kg급 이대훈, 남자 80kg급 차동민의 동메달 3개가 더해져 총 5개의 메달을 손에 넣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급에서 4위에 오른 서건우.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급에서 4위에 오른 서건우.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의 위기론이 커진 건 2020 도쿄 대회(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개최)부터다. 한국은 태권도는 충격적인 '노골드'로 고개를 숙였다. 여자 67kg급 이다빈 은메달, 남자 58kg급 장준 동메달, 남자 80kg급 인교돈의 동메달이 전부였다. 

2024 파리 대회를 앞둔 한국 태권도의 전망도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이다빈을 제외한 다른 세 선수는 모두 올림픽 경험이 없었던 점도 걱정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태권도의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라이벌 국가들의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결과로 우려를 씻어냈다. 파리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한 건 한국이 유일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각 체급별로 전담 코치를 배정하는 등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창건 감독이 파리 올림픽 대표팀을 총 지휘하면서 이다빈을 전담 지도했고, 박태준은 정을진 코치가 담당했다. 서건우는 2016 리우의 영웅 오혜리 코치의 조련을 받았다. 김유진은 손효봉 코치와 호흡을 맞췄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67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다빈.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67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다빈.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선수들은 각 지도자들이 준비한 훈련 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소화한 것은 물론 추가 훈련까지 자청했다. 코치들이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고집을 꺾지 않을 정도로 운동량이 엄청났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태극마크를 빛내기 위해 정말 독하게 구슬땀을 흘렸다.

정을진 코치는 "예전에는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종주국이자 강호로서 다른 국가들의 도전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대회는 아니었다"며 "우리가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박태준과도 '너와 내가 열심히 해서 우리 태권도를 살려보자'라고 했는데 고맙게도 잘 버텨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손효봉 코치도 "김유진이 내가 담당했던 선수라서가 아니라 정말 차분하게 성실하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정말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며 "유럽 전지훈련을 마치고 오후에 귀국했는데도 개인 운동을 할 정도였다. 덕분에 나도 쉴 수가 없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급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유진.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급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유진.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면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사진 연합뉴스


아쉽게 준결승과 3~4위 결정전에서 패했지만 서건우도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다. 오는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 올림픽까지 기량을 더 갈고 닦는다면 충분히 포디움을 노려볼 수 있는 선수다. 

오혜리 코치는 "서건우가 파리 올림픽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재능은 물론 성실함까지 갖췄고 누구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선수"라며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향후 다른 어떤 선수보다 롱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한국 태권도는 이제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LA 올림픽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과제다. 파리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확립된 훈련 매뉴얼과 성공 비법들을 더 가다듬는다면 '최강'의 위치를 더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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