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50도 폭염, 잠실-울산 경기 취소 '시즌 3G째'…대전 KIA-한화전은 우천 취소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세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4일 오후 5시 개시 예정이었던 잠실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과 울산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전이 폭염으로 인해 취소됐다. 올 시즌 3경기째다. 더불어 대전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전도 우천으로 플레이볼을 외치는 데 실패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기온은 약 38도였고 더그아웃의 온도계는 50도를 돌파했다. 하루 전인 3일 잠실서 온열 질환 환자 5명이 발생한 만큼 경기 정상 진행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두산에 따르면 관중 1명이 구단에 연락을 취했고, 4명이 119에 전화해 구급차를 불렀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금이 제일 더울 때라 야외 훈련이 힘들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량을 줄였다.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선수들은 실내에서 훈련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팬분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어제(3일) 팬분들께서 그 정도로 힘들어하셨다면 심각한 문제다. (경기 진행 여부를) 고려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시간에 나와 훈련한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의 체력을 고갈시킬 수 있다. 일사병 등도 걱정된다. 이 환경에서 야외 훈련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오후 4시경 경기 취소가 결정됐다.




같은 시각 울산에서도 폭염으로 취소가 확정됐다. 앞서 지난 2일 KBO리그 사상 최초로 1군 경기 '폭염 취소'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울산의 기온은 28도, 체감 온도는 35도였다.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 인조 잔디로 구성된 문수구장의 지열은 50도에 달했다.

지난 3일 맞대결은 정상적으로 개최됐으나 선수단 내에서 온열 질환 환자가 속출했다. 롯데에서는 전준우와 정보근, 윤동희, 고승민이 무더위에 신음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어제는 전준우와 정보근의 컨디션이 안 좋았다. 오늘(4일)은 고승민과 윤동희가 안 좋다고 한다. 경기에는 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LG도 마찬가지였다. 박동원과 문보경, 신민재가 몸에 이상을 느꼈다. 세 명 모두 팀을 위해 출전 의지를 내비치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경기 종료 후 구토하는 등 탈진 증세를 보였다. 특히 박동원과 문보경은 링거까지 맞고 경기장에 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은 "팀 상황 때문에 쉬겠다고 못하는 것 같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결정했는데 '안 되면 빼라'고 했다"며 "오늘 밖에 나가지 말라고, 연습 없이 경기하라고 했다. 훈련을 하고 싶으면 실내에서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한 염 감독은 "사우나에서 야구하는 느낌"이라고 예를 들기도 했다.

2일에 이어 4일까지 두 팀의 3연전 중 2경기가 폭염으로 열리지 못했다.

두 구장과 달리 대전엔 폭우가 내렸다. 오후 3시 30분경 빗방울이 떨어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오후 4시가 지나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형 방수포가 설치된 이후에도 비는 멈추지 않았고,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결국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울산, 박정현 기자 / 대전, 유준상 기자 / 두산 베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