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첼시의 새로운 감독인 엔조 마레스카가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대머리에 수염이 있는 것은 유사하지만 다른 축구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시절이 있어 두 사람은 항상 비교 대상에 오르곤 한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일(한국시간)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는 '대머리일지 몰라도 펩 과르디올라는 아니다'고 주장했다"며 "마레스카는 '다이어트 펩'이라는 별명에도 자신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르디올라에게 영감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대머리에 수염이 있어서 똑같이 경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며 "레스터 시티에 부임할 때도 회장과 스포츠 디렉터가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방식으로 경기하고 싶다는 말에 '나는 같은 감독이 아니다'고 말했다. 첼시에서도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첼시의 감독으로 부임한 마레스카 감독은 맨시티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교되곤 한다. 아직 시즌이 시작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했고 외모도 비슷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두 사람이 처음 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20년 8월이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맨시티 U-23의 감독으로 부임해 1군 감독인 과르디올라 감독과 만났다. 직접적으로 함께하진 않았지만 1군 바로 아래의 클럽이기에 서로 의견도 주고받았다. 하지만 마레스카 감독이 한 시즌 만에 이탈리아 파르마의 1군 감독으로 부임해 헤어졌다.
재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파르마에서 성적 부진의 이유로 6개월 만에 경질됐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2022년 여름 맨시티의 수석 코치로 마레스카를 임명했다.
수석 코치 마레스카는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맨시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 사람이 함께한 2022-23시즌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정상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맨시티 구단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기도 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수석 코치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의 레스터 시티 감독을 맡았다. 그는 첫 시즌에 레스터를 리그 정상에 올리고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뤄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주가가 높아졌고 다음 감독을 찾는 첼시가 그를 차기 감독으로 데려왔다. 첼시는 지난 6월 그와 5년 계약을 맺었다며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6년까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이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자신이 아래에서 배운 과르디올라 감독과 적으로 만나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마레스카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은 그럴 일 없다고 했다.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인 척 하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고 가족이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며 자신이 그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동시에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 있는 건 그 덕분이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에 반했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2016년 7월에 맨시티의 감독으로 부임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를 8시즌 동안 이끌며 6시즌을 리그 트로피를 차지하게 했다. 맨시티가 원하던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달성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마레스카 감독이 아스널을 이끌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처럼 대단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맨시티와 첼시는 미국에서 투어를 보내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첼시와 맨시티는 오는 4일 맞대결도 펼친다.
두 사람의 공식 경기 맞대결도 이번 달에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부터 두 팀이 맞붙는다. 첼시와 맨시티는 오는 19일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마레스카 감독은 첫 경기부터 디펜딩 챔피언인 맨시티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