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3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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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뮤지컬로 태어난 '베르사유의 장미'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4.08.01 10:46 / 기사수정 2024.08.01 14:1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또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 거야."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를 시작해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 중이다.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 오스칼(정유지 분)을 통해 자유와 사랑, 인간애를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귀족과 평민, 부자와 가난한 자, 여자와 남자, 같은 하늘 아래 둘로 나뉜 불공평한 세상이다. 오스칼은 자신이 귀족임에도 귀족이 서민들의 세금으로 호의호식하는 사회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의지나 희망 사항과는 무관하게 왕실에서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후에 시민 혁명군과 힘을 합쳐 혁명에 참여하는 등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프랑스 혁명기 이야기는 ‘마리 앙투아네트’, ‘레미제라블’ 등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진부할 순 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가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 때문이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를 목도한 인물들의 성장과 애절한 사랑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망해 주인공 오스칼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원작 속 대서사시에 각색을 가미했고, 지루하지 않게 압축했다.



오스칼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 작품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오스칼은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딸을 반기지 않은 아버지의 바람대로 남자 이름을 갖고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된다. “백마 탄 왕자는 필요 없어”, “내가 누려왔던 이 삶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겠어”라고 말하는가 하면 배가 고파 돈 몇 푼을 훔친 어린아이를 총을 쏴 죽인 공작에게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귀족이라는 게 참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는 진취적인 여주인공이다. 

또 다른 매력을 꼽자면 ‘영웅’의 존재다. 히어로물은 흔하디 흔하지만 다양한 연령의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장르다. 귀족의 보석과 총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과 음식을 나눠주는 민중의 영웅 베르날 샤틀레(서영택)와 어떤 이유로도 도적질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오스칼의 관계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총괄 프로듀서는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화려함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과거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화려한 의상과 무대, 또 시원한 액션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대로 아침까지’, ‘마담 드 폴리냑’, ‘흑기사’, ‘베르사유의 장미’, ‘나 오스칼’, ‘넌 내게 주기만’, ‘너라면’, ‘미뉴에트’, ‘내가 사는 세상’, ‘독잔’ 등 넘버는 특색이 도드라지는 건 아니지만 멜로디가 웅장하고 가사 안에 캐릭터의 성격을 잘 녹여냈다.



베스티 출신 뮤지컬 배우 정유지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꼽힌다. 파워풀한 가창력을 자랑하며 오스칼을 강인하고 카리스마 있고 절도 있게 표현했다. 

베르날 역의 서영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JTBC '팬텀싱어4'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데뷔한 그룹 포르테나(이동규, 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의 멤버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믿고 듣는 가창력을 토대로 무대를 압도하는 매력이 있다.




리사의 맛깔나는 연기가 눈에 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고 권력을 위해 딸까지 이용하는 비정한 엄마이자 극의 반전 요소를 담당한 마담 드 폴리냑 역을 맡았다.

악역으로 치우쳐 보이긴 하나 딸이 죽고 나서도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어리석어 더 측은한 폴리냑 부인의 면모를 드러낸다.

자르제 가문의 하인으로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기고 그녀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 그랑디에 역의 이해준, 오스칼의 도움을 받는 인물로 출생의 비밀을 품은 로자리 라 모리엘을 연기한 유소리 역시 무리 없이 캐릭터를 소화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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