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김영웅 데이로 꾸며졌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결승타를 장식하며 4타수 1안타 2타점을 뽐냈다. 3-2 승리와 3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김영웅 데이'로 꾸몄다. 김영웅과 관련된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다. 특히 경기에 앞서 김영웅의 부친이 시구, 모친이 시타, 김영웅이 시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 사람은 마운드에 모여 포옹한 뒤 본격적으로 경기를 맞이했다. 가족 앞에서, 김영웅은 누구보다 멋진 활약을 펼쳤다.
0-0으로 팽팽하던 경기, 삼성은 5회초 1실점해 0-1로 뒤처졌다. 이후 5회말 반격에 성공했다. 김현준의 우중간 안타 후 안주형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KT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의 1루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2루가 됐다. 이어 김지찬의 희생번트, 김헌곤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이재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빚었다. 강민호는 자동 고의4구로 걸어 나갔다.
2사 만루서 김영웅이 타석에 등장했다. 볼카운트 1-2로 몰린 상황서 벤자민의 4구째, 커브를 공략해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터트렸다. 팀에 3-1 역전을 선물했고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타선에서 김영웅이 경기의 주인공답게(김영웅 데이) 팀 승리를 이끄는 귀중한 타점을 만들었다"며 흡족해했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승리 후 만난 김영웅은 시구, 시타 장면부터 떠올렸다. 그는 "아빠랑 마지막으로 캐치볼 한 게 중학생 때다. 물론 그때는 내가 던지는 입장이었다"며 "오늘(27일) 내가 공을 받아보니 뭔지 모를 감정이 들었다. 요새 조금 가라앉아 있었는데 이번 시구, 시타를 계기로 마음가짐이 평소와는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적시타 상황은 어땠을까. 김영웅은 "(강)민호 선배님이 요즘 계속 잘 치시고, 1루가 비어 있어서 고의4구 등으로 무조건 1루를 채울 것이라 봤다. 일단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상과 똑같이 이뤄졌다"며 "(찬스가) 내게 오길래 솔직히 정말 해결하고 싶었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2스트라이크에 몰린 후엔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 가볍게 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원태인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김영웅은 2회말 첫 타석서 2루 땅볼을 친 뒤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아쉽게 아웃됐다. 이후 장갑이 찢어져 새 배팅 장갑을 꺼내기 위해 실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그는 "장갑을 가지고 나가려는데 (원)태인이 형이 내게 와 '부담 갖지 마라. 그냥 편하게 쳐라. 못 쳐도 된다'고 말해줬다. 이후 적시타가 나왔다"고 전했다.
최근 중압감이 큰 것일까. 김영웅은 "부담감은 없는데 왜 요즘 못하는지 잘 모르겠다. 스윙이 커서 타격이 안 되는 건 아닌 듯하다. 그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정규시즌 경기에 앞서 수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영웅은 3~4월 31경기서 타율 0.284(116타수 33안타) 7홈런 18타점, 5월 24경기서 타율 0.278(90타수 25안타) 6홈런 16타점을 자랑했다. 이후 6월 24경기서 타율 0.227(88타수 20안타) 4홈런 12타점, 7월 13경기서 타율 0.208(48타수 10안타) 2홈런 10타점으로 주춤했다.
시즌 성적은 92경기 타율 0.257(342타수 88안타) 19홈런 56타점 51득점, 장타율 0.480, 득점권 타율 0.306 등이다. 찬스에서 비교적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3루 수비에도 신경 쓰고 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과 일대일 펑고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김영웅은 "원래 주 포지션이 유격수다. 감독님께서 유격수, 2루수일 때는 내가 평소 공을 잡듯이 잡아도 되지만 3루수는 다르다고 하셨다"며 "단체 펑고 끝나고 감독님께서 나만 따로 불러 펑고를 쳐주셨다. 나를 많이 생각해 주시는 듯해 수비하러 나가면 더 집중하려 한다.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많이 더우셨을 텐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영웅은 "앞으로 실수를 안 하고 싶지만 그래도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최대한 실책이 나오지 않게끔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김영웅 데이로 꾸며졌다. 대구, 최원영 기자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