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한 뒤 과녁 앞에서 자신의 스코어보드를 들어올리고 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세계 최강'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정상을 향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랭킹라운드 개인전에서 세계신기록, 단체전에선 올림픽신기록을 수립했다. 한국 여자 양궁이 난공불락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빛 활시위'를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대회 직전 한국 여자 양궁에 대한 외신의 우려를 날려버렸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랭킹 라운드에 출전했다.
특히 이날 에이스 임시현은 랭킹라운드에서 694점을 찍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3년 전 도쿄에서 안산이 기록했던 올림픽 기록 680점은 물론 5년 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서 강채영이 기록한 세계기록 692점도 2점 경신하고 세계 양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남수현도 688점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2위를 기록하며 개인전, 단체전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전훈영은 초반 난조 속에 664점으로 최종 1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대항마인 중국의 양샤오레이가 673점으로 3위, 미국의 캐시 코폴드가 672점으로 임시현, 남수현에 크게 뒤지며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한국은 3명의 점수를 합산해 매기는 랭킹라운드 단체전에서도 2046점을 기록, 한국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한 2032점을 12점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996점을 찍은 중국을 50점 차로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한 뒤 과녁 앞에서 웃고 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올림픽 양궁 종목은 첫 날 선수당 72발씩 쏘는 랭킹라운드로 순위를 매긴 뒤 개인전의 경우 1위와 64위가 붙고, 2위와 63위가 붙는 방식으로 메달을 가리는 토너먼트를 치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빛나는 임시현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활시위를 당겼다.
에이스 다운 경기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는 1엔드(End) 첫 6발 중 5발을 10점을 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첫발부터 4발까지 모두 과녁 한 가운데 명중시키면서 세계 최강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6발째도 9점을 얻으면서 1엔드에만 59점을 획득했다.
임시현은 2엔드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첫 발부터 다섯 번째 발까지 또 한 번 10점을 꽂았다. 여섯 번째 발 9점까지 1엔드와 똑같았다. 2엔드까지 118점으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지켰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한 임시현은 3엔드에서도 첫 발부터 네 번째 발까지 연속 10점을 획득, 선두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발도 9점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손에 넣으면서 총점 176점으로 1위를 굳게 지켰다.
임시현은 4엔드에서도 3엔드와 똑같은 58점을 얻었다. 5엔드에서는 첫 발부터 다섯 번째 발까지 5연속 10점, 여섯 번째 발 9점으로 59점을 보태 첫 발부터 다섯 번째 발까지 총 293점으로 1위를 여유 있게 유지했다.
임시현의 6엔드는 '퍼펙트'였다. 첫 발부터 여섯 번째 발까지 모두 과녁 10점짜리에 꽂았다. 랭킹 라운드 전반전에만 353점을 얻어 튀르키예의 윌리프 코퀴르(342점)에 11점 차 앞선 1위를 질주했다. '마의 700점' 돌파 가능성까지 알렸다.
임시현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시작한 랭킹 라운드 후반전에선 페이스가 살짝 떨어졌지만 세계신기록 수립엔 이상이 없었다. 먼저 7엔드를 10점-10점-9점-9점-9점-9점으로 56점을 얻었다. 후반 1엔드와 2엔드를 독같이 10점-10점-9점-9점-9점-9점으로 56점을 얻어 112점을 더 보탰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후반 1엔드와 2엔드를 독같이 10점-10점-9점-9점-9점-9점으로 56점을 얻어 112점을 더 보탰다. 3엔드 58점, 4엔드 56점으로 총점을 579점까지 늘리면서 1위를 사실상 예약했다.
임시현은 후반 5엔드 56점으로 총점 635점을 기록, 세계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종 후반 6엔드에서 59점을 쏘면서 총점 694점으로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됐다.
경험 부족으로 파리 올림픽 전 우려를 샀던 남수현도 이를 일축하는 컨디션을 알렸다.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1엔드 첫발부터 네 번째 발까지 4연속 10점을 얻은 뒤 다섯 번째 발 9점, 여섯 번째 발 8점으로 57점을 얻었다. 2엔드에서 56점을 보태 113점으로 2엔드까지 단독 5위를 기록했다.
남수현은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엔드 56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3엔드 59점, 4엔드 57점, 5엔드 55점, 6엔드 57점으로 총점 341점을 기록, 단독 3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최종 688점으로 2위로 마감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전훈영은 1엔드 다소 주춤했다. 첫 두 발을 10점, 세 번째 발 9점을 기록한 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 8점, 여섯 번째 발 7점으로 52점에 그쳤다. 다만 2엔드에서 첫 두 발 10점, 세 번째부터 여섯 번째까지 4연속 9점을 획득해 총점을 109점까지 끌어올렸다. 2엔드와 3엔드 56점, 4엔드 57점, 5엔드 56점, 6엔드 53점으로 랭킹 라운드 전반을 330점, 21위로 마감했다. 최종 664점으로 13위에 올랐다. 다만 전훈영도 준결승까지는 임시현과 남수현을 만나지 않는다.
올림픽 양궁 랭킹 라운드는 메달 경쟁이 아닌 개인전과 단체전 대진표를 결정하기 위해 실시된다.
다만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 간 맞대결이 토너먼트에서 최대한 늦게 성사되기 위해서는 랭킹 라운드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여자 양궁은 7월28일 여자 단체전 토너먼트를 통해 이번 대회 양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등 3명이 펼치는 개인전은 8월3일 펼쳐진다.
랭킹 라운드 결과에 따라 2연패를 노리는 혼성 단체전 출전 선수도 결정됐다. 랭킹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남녀 1위에 오른 선수들이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춘다. 여자 선수는 임시현이 남수현과 전훈영을 제치고 혼성 단체전에 나설 여자 선수로 정해졌다.
혼성 단체전은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부터 신설됐다. 한국은 안산-김제덕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이 종목 초대 챔피언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한국 양궁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남녀 단체전 경우도 랭킹 라운드 성적에 따라 강팀과의 대진을 최대한 뒤로 미룰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남자 대표팀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이 출전한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 30분부터 랭킹 라운드를 치른다.
양궁은 한국의 대표적인 하계 올림픽 메달밭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총 45개의 양궁 종목 금메달 중 27개가 한국의 차지였다.
여자 양궁의 경우 1988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던 단체전 10회 연속 금메달의 역사에 도전한다. 개인전은 1984 LA 올림픽부터 도쿄 올림픽까지 10차례 올림픽 중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곤 모두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