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KT의 상승세. KT는 어느새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아 안 되는데..."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우천 취소)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우천 취소됐기 때문이다.
키움의 우천 취소는 곧 맞대결을 펼칠 KT에 위기로 찾아왔다. 14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아리엘 후라도가 휴식한 뒤 16일 고척 KT전부터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후라도 뒤에는 17일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18일 하영민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키움의 1~3선발을 모두 만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6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KT의 상승세. KT는 어느새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지닌 키움이다. 후라도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16회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헤이수스는 10승으로 리그 다승 1위 설명이 필요없는 에이스들이다. 하영민도 올해 선발진에 합류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5경기에서 3승을 챙겨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창원의 우천 취소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아 안 되는데... 그러면 우리는 (키움의) 1~3선발을 만난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KT가 경기를 치를 고척돔은 돔 경기장이라 우천 취소가 일어날 일도 없었기에 더욱 머리가 아플 매치업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KT와 키움의 주중 3연전 첫날이었던 지난 16일. 예상대로 키움은 후라도가 나섰고, KT는 웨스 벤자민으로 맞불을 놨다. 벤자민은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후라도를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힘을 냈다. 결과는 KT의 4-3 승리로 끝났다.
6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KT의 상승세. KT는 어느새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후라도를 넘으니 하루 뒤(17일) 헤이수스가 등장했다. KT도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로 맞섰다. 쿠에바스는 6이닝 1실점(무자책점)으로 활약했고, 타선은 헤이수스를 두들겨 5점을 얻었다. KT는 키움을 9-2로 제압해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마지막에는 하영민이 등판했다. KT는 6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지 못하며 끌려갔으나 이후 구원진을 공략해 대량 득점에 성공. 8~10회 12점을 몰아쳐 12-8로 시리즈 싹쓸이 승리를 손에 넣었다. 연승 행진도 '5'로 늘어났다.
기세를 몰아 1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KBO 리그 탈삼진 1위 카일 하트가 이끄는 NC를 제압했다. KT는 하트 상대로 무득점에 그쳤으나 구원진에 6점을 뽑아내 6-0으로 이겼다.
KT는 '강철 매직'을 앞세워 서서히 순위표 위쪽으로 전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본격 '마법 같은 여정'에 시동이 걸렸다. KT는 지난해 리그 최하위에서 천천히 상승곡선을 그려 리그 2위로 시즌을 끝낸 기적을 보였다. 비슷한 흐름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투수 고영표가 복귀해 보탬이 되고 있는 지난달 19일부터 현재까지 23경기에서 16승 1무 6패로 리그 승률 1위(0.727)를 기록 중이다.
가파른 상승세의 KT는 현재 리그 7위(45승 2무 47패)로 순위를 확 끌어올렸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5위 NC(45승 2무 44패)와 격차는 '1.5'까지 줄어들었다. 저력의 KT는 흐름을 살려 지난 시즌처럼 또 한 번의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6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KT의 상승세. KT는 어느새 중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