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주장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사비로 구단 직원들의 복지를 챙겨주려고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19일(한국시간) "브루노는 맨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짐 랫클리프 구단주 결정에 대해 품격 있는 대응으로 자신의 진정한 색깔을 보여줬다. 하지만 브루노의 제안은 맨유에 의해 거절됐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브루노는 지난 시즌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의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리그는 8위에 머물렀고, 승점은 60점밖에 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FA컵은 맨유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8위로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있었으나 FA컵에서 우승한다면 우승팀 자격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는 지역 라이벌 맨시티였으나 다행히 맨시티를 꺾고 FA컵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때 결승전을 앞두고 랫클리프 구단주는 직원 복지 혜택과 관련해 몇 가지 잔인한 결정을 내렸다.
과거 맨유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경기 티켓을 제공했고, 고위 스태프와 이사들은 친구나 가족들을 데리고 갈 수 있었다. 또한 경기장 왕복 교통비, 경기 전 식사비, 경기 후 파티, 호텔 숙박비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랫클리프 구단주는 이 모든 복지 혜택을 없앴다.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FA컵 결승 티켓은 한 장만 받을 수 있으며 경기가 열렸던 웸블리 스타디움까지 버스 여행료를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랫클리프 구단주 결정에 맨유 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못한 캡틴 브루노가 직접 나섰다. 스포츠바이블에 따르면 브루노는 랫클리프 구단주의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구단에 가서 모든 직원들을 위해 모든 비용을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맨유 주장다운 품격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맨유가 브루노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맨유는 단지 브루노의 행동으로 인해 자칫 구단 이미지에 나쁜 인상이 남겨질까봐 브루노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포츠바이블은 "브루노의 훌륭한 행동은 그가 맨유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이유를 보여준다"라며 "2020년 1월 이적한 후 매우 믿음직 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23경기 79골을 기록한 브루노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한편, 맨유는 FA컵 우승 이후 결별이 유력했던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시즌 팀 개편에 나선 맨유는 요주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등 유망한 자원들을 영입하며 착실히 전력 보강을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바이블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