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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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혜 음악감독 "박정희 영화, 왜곡할까 부담감 多"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4.07.16 10:20 / 기사수정 2024.07.16 10:20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영화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의 음악감독 황지혜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지난 10일 개봉해 상영 중인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감독 손현우)는 오직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박정희 대통령의 진짜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공연실황이다.

뮤지컬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넘버이다. 이번 작품의 넘버 역시 각 인물들의 감정과 주변 상황 등을 풍성하게 담아내 관객들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키는 가운데, 이번 작품의 음악을 만든 황지혜 음악감독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이하 황지혜 음악감독 일문일답. 

Q. 뮤지컬 공연실황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대통령'의 개봉 소감은?

이제야 실감이 좀 나네요. 10년전 제 첫 뮤지컬 작품의 첫 공연보다도 더 떨리고 긴장됩니다. 뮤지컬 공연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이 직접 찾아오는 공연이지만, 이번 작품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보기 위해 오시는 일반 관객들이기에 뮤지컬에 대한 접근이 어떠할지 솔직히 걱정도 되네요.

이제 영화 음악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Q. 어떠한 계기로 이번 뮤지컬 작품에 참여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저는 뮤지컬 제작사(뮤지컬컴퍼니A)와의 인연으로 역사 뮤지컬을 작품에 참여한 게 햇수로 10년정도가 되어가는데요. 지난해 ‘천년의 불꽃, 김유신’이란 작품에 이어 함께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고 마침 파이브데이와 함께 공연실화 영화를 만드신다기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 흔쾌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작품을 하셨나요?

제 첫 입봉작은 2015년 ‘바람처럼 불꽃처럼’이란 작품인데 통일신라 박제상과 그의 부인 망부석을 다룬 역사 뮤지컬이고 그 다음해인 2016년 ‘별의 여인 선덕’이란 작품으로 뮤지컬컴퍼니A와 첫 인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2017년은 시흥시의 역사를 다룬 ‘1721호조벌’, 2019년 ‘블랙수트’라는 대학로 작품, 2022년 김유신, 올해 박정희 뮤지컬 등 의도한 바는 아니나 대부분 역사 뮤지컬을 했었습니다. 

사실 전공은 동아방송대 실용음악 전공으로 밴드활동 세션활동을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2014년부터 뮤지컬이란 장르로 새 인생을 살고 있죠. 사실 실용음악을 할 땐 이렇게 열정적이진 않았는데 뮤지컬을 시작한 이후로 독하단 얘기들을 정도로 작품을 할 때마다 영혼을 갈아넣어 푹 빠져 살고 있죠.

그래서 특히 딸 아이와 도와주시는 친정 엄마께 늘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Q. 역사 뮤지컬 중심으로 음악 작업에 매번 어려움이 있었을테지만, 이번 작품은 더 작업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진 않았는지.

역사 뮤지컬을 할 때마다 역사적 고증과 실존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혹여나 왜곡되게 표현되진 않을까, 하는 많은 부담감과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박 대통령의 작품은 제가 알고 있던 짧은 지식으로는 편향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더욱더 고민하고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연출 선생님께도 많이 여쭤봤던 것 같아요. 다들 아시다시피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비판이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죠.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한 인간으로서,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가지고 있었을 외로움과 의지를 음악으로 최대한 표현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쉽진 않았죠.

Q. 작업의 방향이나, 컨셉이 있었을까요?

제가 이 작품에서 해석한 박정희 대통령은 지도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남자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였기에 지도자의 선택의 길과 인간으로서의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존재로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지킬 앤 하이드’가 떠오르더군요. 전체적 느낌은 그렇지만 곡마다 다양한 템포와 느낌으로 총 24곡이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었으니 꼭 오셔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그리고 국민들의 모습과 주변 상황 등 인물별, 상황별 음악 방향은 어떻게 잡았는지?

인간이 가장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하는 행동이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씬마다 그 스토리가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있는데요. 저는 대본을 많이 읽고, 소리내어 또 읽고, 흥얼거리며 곡을 쓰기 때문에 컨셉이나 방향이라기 보단 그 씬을 음악으로 표현하다보니 장르나 템포나 편곡적인 느낌이 그렇게 표현된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도 뮤지컬 작품을 정말 많이 보기 때문에 그런 소스들이 무의식 속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음악이 다양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육영수 여사가 부르는 넘버들은 전반적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작업하셨나요?

육영수 여사가 8.15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불길한 마음을 부르는 넘버가 있는데 원래는 이게 음악이 아니라 대사였어요. 그런데 뒷부분에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하기 전에 불길한 마음을 부르는 넘버를 똑같이 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대본 연습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키와 가사 몇 부분을 고쳤고, 바로 넘버를 부르는데 이게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를 부르면 죽는 거죠. 사의 찬미처럼요. 

그리고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영혼이 되어 부르는 넘버가 가장 절절하고 슬픈데요. 극 메이저 곡입니다. 보통은 슬픈 장면은 마이너로 곡을 많이 쓰는데 역설로 메이저로 밝은 곡을 담고 싶었습니다. 곡의 가사대로 더 이상 아픔도 슬픔도 없는 그곳으로 가셨으니까요.

그래서 더 슬프고 절절한 곡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여기서 정말 많이 우시더라고요. 만든 저도 이곳을 쓰면서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 그리고 이 장면을 볼때마다 오열은 합니다.

Q. 유독 까다로웠던 넘버가 있었을까요?  

까다롭다기 보단, 가장 잘 쓰고 싶었던 곡이 ‘쌀 꽃, 이팝 나무’라는 대 합창곡이었습니다.

뮤지컬에선 1막 마지막 곡으로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어린 박근혜, 육영수 여사의 너무나도 행복한 어쩌면 너무나도 평범한 대화 속에 이팝 나무를 보며 박정희 대통령이 저 꽃이 쌀이라면 이 나라 모든 국민 배부르게 먹일텐데, 라는 경제대국을 이루려는 강한 신념이 들어있어 우리 작품의 주제가 담겨있는, 뮤지컬 용어로 프로덕션 송이기 때문에 가장 심의를 기울여 쓴, 어렵게 쓴 넘버입니다.



Q. 무대 위와 극장에서 들었을 때, 그때의 느낌은 어떠셨을지 궁금해요.

제가 창작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힘이 바로 무대 위에서 제가 그린 이 음악들이 살아서 춤출 때 느끼는 기분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격과 짜릿한 전율이 있습니다. 한편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면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의 희열과 만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창작이란 직업을 사랑하는가 봅니다. 

항상 무대 위에서만 라이브로 보던 작품이 영화에 담겨지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디테일의 향연이 더욱 작품을 살아 숨쉬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영화라는 분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네요. 제가 표현하고 팠던 디테일을 더 자세히 담아 음악적으로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Q.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면 좋을 것 같나요?

평가하려고 보시기보단 편하게 듣고 즐기셨으면 합니다. 그 시대를 사셨던 분들께는 그 때 그 시절의 향수와 추억과 아픔과 희망이 들리실 것이고, 젊은 층의 분들께는 사랑이야기, 한 남녀의 사랑, 가족의 사랑, 나라에 대한 사랑을 모두 이 작품 안에서 느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 영화는 아니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그린 작품으로 다른 나라에 우리 역사를 알릴 수 있는 너무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흥미 위주가 아닌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열심히 사셨는지,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배부르게 살 수 있는 것인지를 이 영화안에 다 담겨있습니다. 

무엇보다 남들의 시선에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우리 배우들, 그리고 스텝들 너무 고생했는데 이 작품이 잘 되어서, 저같이 예술을 하는 젊은 이들이 눈치보지 않고 편견없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편견 없는, 우리만의 고퀄의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한 획이 되는 작품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기회로 영화에 입봉했으니 영화음악감독으로도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꿈이 ‘레미제라블’처럼 멋진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것인데, 죽기전에 꼭 대작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너무도 좋은 작품에 함께 참여케 해주신 모든 분들,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많은 분들께 이렇게 영화관에서 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편,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 = 파이브데이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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