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무적함대'라는 별명이 손색 없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기술축구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 스페인이 1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정상 탈환에 성공하며 가장 먼저 '4회 우승'을 달성하고 통산 최다 정상 등극을 이뤘다.
스페인은 대회 전만 하더라도 우승 1순위 후보는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7전 전승을 일궈내며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고 새 전성기 도래를 알렸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직후 부임한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2-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1964년 첫 우승에 이어 2008년과 2012년 연속 우승, 그리고 이번 우승까지 통산 4번째 트로피 획득에 성공했다. 월드컵에선 2010년 남아공 대회 한 차례 우승을 일궈냈으나 유로 대회에서만큼은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성과를 이뤄낸 팀이 됐다. 스페인에 이어 독일이 3회 우승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스페인 입장에선 최근 상승세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한 스페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각각 러시아와 모로코에 무너져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UEFA 회원국들이 A매치 브레이크를 이용해 치르는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지난해 우승하더니 이번 유로 정상까지 일궈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반면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2회 연속 유로 결승에 진출하고도 또다시 우승의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개최한 월드컵 외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직전 유로 2020에서는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졌고, 이번엔 스페인에 한 골 차로 패했다
잉글랜드의 패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칭송받고 있음에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단 한 번도 공식 무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무관 징크스', '노 트로피 징크스'도 이어지게 됐다. 케인은 우승을 위해 지난해 여름 손흥민과 함께 뛰던 토트넘을 떠나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뮌헨이 12년 만에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이번 유로 2024 준우승을 통해 케인의 '무관 징크스'는 세계 축구사 희대의 미스터리로 남을 조짐이 됐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스페인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하며 우승을 이끈 로드리에게 돌아갔다. 경기 전날인 13일 17번째 생일을 맞이한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은 잉글랜드전에서 선제골을 돕는 등 맹활약하면서 베스트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
야말은 결승전에 선발 출전, 2016년 대회 때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의 18세 327일을 크게 앞당기며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을 새로 쓰더니 도움 하나를 추가하며 대회 도움왕(4개)에도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득점 부문에선 케인과 스페인의 다니 올모 등 6명이 3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스페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우나이 시몬이 골문을 지켰고, 다니 카르바할, 로뱅 르노르망, 아이메릭 라포르테, 마크 쿠쿠렐랴가 백4를 구성했다. 로드리와 파비안 루이스가 3선에서 호흡을 맞췄고, 라민 야말, 다니 올모, 니코 윌리엄스가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알바로 모라타가 맡았다.
잉글랜드는 백3 기반의 3-4-2-1 전형으로 맞섰다. 조던 픽포드가 골키퍼 장갑을 꼈으며 마크 게히, 존 스톤스, 카일 워커가 백3를 이뤘고, 루크 쇼, 데클런 라이스, 코비 마이누, 부카요 사카가 중원을 형성했다. 주드 벨링엄, 필 포든이 2선에 위치했으며 해리 케인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해 득점을 노렸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전반은 스페인이 6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더 활발하게 공격을 펼치는 양상이었으나 유효 슈팅은 전반 추가 시간 잉글랜드에서만 하나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데클런 라이스의 프리킥이 스페인 수비 머리를 스치고 흐르자 골 지역 왼쪽에서 필 포든이 왼발 슛으로 연결한 것이 스페인 우나이 시몬 골키퍼에게 잡혔다.
스페인은 전반전 중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 있었던 로드리를 빼고 마르틴 수비멘디를 투입하며 후반전에 나섰는데, 1분여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야말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페널티 아크 쪽으로 이동하며 보낸 패스를 최근 토트넘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니코 윌리엄스가 골 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더니 왼발 마무리로 골문을 열었다.
선제골 뒤에도 스페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며 잉글랜드를 이끄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주장 케인을 올리 왓킨스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이어 후반 25분엔 마이누 대신 콜 파머가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이게 적중했다. 팔머가 교체투입 3분 뒤 파머가 잉글랜드에 귀중한 동점 골을 안겼다.
사카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보낸 패스를 벨링엄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자세가 무너지는 가운데서도 밖으로 연결했고, 파머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 슛을 꽂았다.
하지만 연장전으로 접어드는 듯 했던 승부는 막판에 다시 스페인 쪽으로 기울었다.
스페인이 후반 41분 결승포를 터트리며 잉글랜드를 눕혔다. 왼쪽 측면에서 들어온 마르크 쿠쿠렐라의 크로스를 교체로 들어간 미켈 오야르사발이 골대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다시 앞서 나가는 득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라이스와 마크 게히의 연속 헤더로 골문을 두드렸으나 각각 시몬 골키퍼와 올모에게 막히며 고개를 떨궜다. 특히 이번 경기를 앞두고 "독일에서 케인의 트로피를 저지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케인의 우승을 막겠다"고 공언한 올모는 게히의 헤더슛을 골라인 앞에서 머리로 걷어내며 자신의 발언을 지켰다.
올모는 지난해 8월 독일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 선수로 맹활약, 라이프치히가 뮌헨을 3-0으로 완파하는 주역이 됐다.
스페인의 이번 우승은 7전 전승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조별리그에서 전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 카타르 월드컵 3위 크로아티아, 다크호스 알바니아와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 속했던 스페인은 크로아티아를 3-0, 이탈리아 1-0, 알바니아 1-0으로 이겨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이어 16강에서 돌풍의 팀 조지아를 4-1로 대파한 스페인은 8강에서 개최국 독일을 2-1로 이기며 큰 고비를 넘겼다. 준결승과 결승에선 우승후보 1~2순위로 꼽힌 프랑스와 잉글랜드를 연파하면서 완벽한 우승을 완성했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 통산 4회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서 최다 우승국으로 올라서게 됐다. 스페인은 7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완벽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