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독일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걸 저지하며 결국 무관 징크스를 이어가게 했던 다니 올모(스페인)가 이번 유로 2024에서도 케인의 우승을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은 오는 15일(한국시간) 오전 4시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전을 펼친다. 잉글랜드는 역대 첫 유로 우승에 도전하며 스페인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노린다.
이번 결승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케인의 무관 징크스가 유로에서도 이어지느냐다.
케인은 선수 생활 내내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시절 수 차례 결승전에 오르고도 매번 미끄러지면서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2014-15시즌 리그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시즌 리그컵 준우승, 유로 2020 준우승 등 눈 앞에서 놓친 트로피만 5개다.
결국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 우승 가능성이 높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했다. 뮌헨은 케인이 오기 전까지 리그 11회 연속 우승을 기록하던 팀이었기에 케인이 뮌헨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시즌 개막 직후부터 박살났다. 본격적으로 리그가 개막하기에 앞서 라이프치히와 DFL-슈퍼컵을 치렀던 뮌헨은 무려 3골을 내주고 0-3으로 패했다. 당시 후반 교체로 출전했던 케인은 뮌헨의 충격패와 라이프치히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봐야 했다.
케인에게 아픔을 선사했던 이가 바로 올모였다. 올모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뮌헨 격파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올모는 킥 오프 2분 만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44분에는 환상적인 턴 동작으로 뮌헨 수비를 무력화한 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가볍게 마무리했다. 후반 23분에는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원맨쇼를 펼쳐보였다.
슈퍼컵 3연패를 기록했던 뮌헨은 역사상 최초의 4연패를 노렸으나 올모에게 3골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다. 케인의 생애 첫 트로피의 꿈도 그렇게 날아갔다.
당시 영국 더선은 "잉글랜드 캡틴의 데뷔전이었던 DFL-슈퍼컵에서 뮌헨이 패하면서 케인은 여전히 트로피를 획득할 수 없었다"면서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토트넘을 떠난 날 사라지고 말았다"고 케인의 무관 징크스가 이어진 걸 조명하기도 했다.
이후 케인은 분데스리가, DFB-포칼,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에 실패하며 뮌헨에서도 무관 징크스를 끊어내지 못했다.
케인은 이번 유로에서 다시 한 번 징크스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올모는 이번에도 케인의 우승을 막아보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모는 "난 독일에서 케인의 트로피 저주가 계속 이어지게 만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말 많이 케인의 우승을 막고 싶다. 물론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우승하는 건 꿈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올모와 케인은 3골로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결승전서 1골만 더 추가하면 단독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 케인이 득점에 성공하고 득점왕 수상과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릴지, 다시 한 번 올모가 케인에게 비수를 꽂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