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가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단독 7위 수성에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를 연장 혈투 끝에 제압하고 5강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KT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연장 10회말 7-6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개막 후 두산에게 2승 8패로 크게 열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후반기에는 '베어스 포비아'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선발투수 벤자민이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주면서 최소한의 몫은 해줬다.
KT 불펜은 7회초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옥에 티였다. 다만 마무리 박영현이 8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실점을 막아내면서 고비를 넘고 승전고를 울릴 수 있었다.
KT 타선에서는 멜 로하스 주니어 3안타 1득점, 장성우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오재일 2볼넷 1득점, 배정대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황재균 1안타 2타점, 김상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정준영 2볼넷 1득점, 강백호 끝내기 안타 등을 기록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 김민규가 2⅓이닝 2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가운데 주축 불펜 투수들을 모두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영하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김강률 ⅓이닝 1볼넷 1피안타 무실점, 박치국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홍건희 ⅔이닝 1볼넷 무실점, 이교훈 1이닝 탈삼진 무실점, 최지강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등으로 활약했다.
두산 타선에서는 정수빈 2안타 2득점 1도루 1볼넷, 허경민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헨리 라모스 2안타 1득점, 양의지 1안타 2타점, 강승호 2안타 1득점, 박준영 1안타 1타점 1볼넷 등으로 고르게 좋은 타격을 해줬다.
하지만 두산은 게임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김택연이 연장전에서 무너지면서 무릎을 꿇었다.
▲기선 제압 두산, 김민규 쾌투+허경민 홈런포로 기선 제압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양석환(지명타자)-강승호(1루수)-박준영(유격수)-이유찬(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우완 김민규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김상수(유격수)-오윤석(2루수)-정준영(우익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웨스 벤자민이 팀의 후반기 첫승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안고 김민규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1회초 선제 2점 홈런을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초반 흐름을 잡은 건 두산이었다. 두산은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이 벤자민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곧바로 허경민이 벤자민에게 2점 홈런을 작렬시키면서 팀에 2-0 리드를 안겼다.
허경민은 투 볼에서 벤자민의 3구째 147km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힘껏 방망이를 돌린 끝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두산 베어스 우완 김민규가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0차전에 선발등판해 2.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기록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선발투수 김민규도 허경민의 선제 2점 홈런에 화답했다. 1회말 선두타자 로하스를 2루 땅볼, 강백호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고 쉽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손에 넣었다. 2사 후 장성우에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빠르게 반격한 KT, 김상수의 홈런포와 장성우의 장타로 바꾼 흐름
KT도 빠르게 반격했다. 1회초 흔들렸던 벤자민이 2회초 선두타자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 이유찬과 정수빈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게 시작이었다.
KT는 2회말 공격에서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상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김상수가 김민규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가 2-1로 좁혀졌다.
김상수는 투 볼에서 김민규의 3구째 143km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몸 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솔로포를 때려냈다.
KT 위즈 내야수 김상수가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2회말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KT는 김상수의 홈런포 이후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벤자민은 2회초에 이어 3회초에도 두산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기세를 올렸다.
KT는 3회말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췄다. 선두타자 정준영의 볼넷, 로하스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주자를 모은 뒤 강백호의 중견수 뜬공 때 2루 주자 정준영이 3루까지 진루, 1사 1·3루 찬스가 중심 타선에 연결됐다.
KT는 장성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게임 초반 2점의 열세를 빠르게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KT 위즈 포수 장성우가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3회말 역전 1타점 2루타를 쳐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KT는 동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루를 채우고 두산을 압박했다. 두산은 투수를 이영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불붙은 KT 타선은 이영하까지 삼켜냈다. 배정대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면서 3-2로 역전한 뒤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5-2로 점수 차를 벌렸다.
▲불안불안했지만 버텨낸 벤자민, 힘겹지만 달아난 KT
벤자민은 타선 득점 지원에 힘을 냈다. 4회초 선두타자 김재환, 양석환을 범타 처리하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늘려갔다. 2사 후 강승호에게 2루타, 박준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5-3으로 스코어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이유찬을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0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벤자민은 마지막 고비도 버텨냈다. 5회초 2사 2루에서 KT 벤치 지시에 따라 양의지를 자동 고의사구로 거른 뒤 2사 1·2루에서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KT 타선은 5회초 한 점을 더 얻었다. 2사 만루에서 정준영이 끈질긴 승부 끝에 두산 베테랑 우완 정준영에게 볼넷을 골라 출루, 밀어내기로 6-3으로 도망가면서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마법사 불펜 무너뜨린 곰의 발톱, 양의지 클러치 본능으로 게임은 원점
두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초와 6회초 공격을 소득 없이 끝냈던 것가 다르게 7회초 반전을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2루타를 치고나간 뒤 후속타자 허경민의 우전 안타까지 터졌다. 이때 KT 우익수의 포구 실책으로 정수빈이 3루에서 홈까지 추가 진루하면서 6-4로 두산이 KT의 뒤를 쫓았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7회초 선두타자 안타 출루로 팀이 열세에 몰려 있던 게임 흐름을 바꿔놨다. 사진 두산 베어스
불붙은 두산 타선은 계속해서 KT를 몰아붙였다. 로하스의 2루타로 무사 2·3루 동전 찬스가 4번타자 양의지 앞에 차려지면서 게임 진행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양의지는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김민을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KT의 넉넉해 보였던 3점 차 리드는 사라지고 6-6 동점이 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양상으로 전개됐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7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팀이 4-6으로 뒤진 7회초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최후의 승자는 KT, 강백호가 승부에 마침표 찍었다
승부는 연장에서 가려졌다. 양 팀 불펜의 호투로 8, 9회 두산과 KT 모두 득점을 얻지 못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은 9회말 KT 공격을 투구수 9개로 세 타자 연속 삼구 삼진을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마지막 순간 웃은 건 KT였다. 연장 10회말 2사 후 홍현빈의 볼넷, 로하스의 안타로 잡은 2사 1·3루 끝내기 찬스를 강백호가 살려냈다.
강백호가 김택연과 두산에 끝내기 안타로 작별 인사를 건네면서 3시간 50분 넘게 이어진 혈투가 막을 내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KT 위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