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권율이 영화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이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간 여러 악역을 맡아왔지만 이번 작품에서 특히 광기어린 캐릭터인 박태진을 연기한 권율은 "사이코패스적인 접근보다 소시오패스적인 느낌을 가져갔다. 말씀드린대로 자기 이해관계에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나 관계라면 가감없이 쳐내기도 하고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결단 내리면서도 그 결단이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오지 않게끔 주변을 설계할 수 있는 지위와 위치였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전혀 두려움 없이 해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불륜의 관계도 진짜 사랑인지 아닌지에 대한 지점들을 보면 소시오패스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 순간에는 진심이다. 그게 진짜가 아니었냐고 하면 제대로 대답할 순 없지만, 그것이 이해관계로 인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철저한 생각을 배제시키고 도려낼 수 있는 것이 소시오패스의 성향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모든 것은 태진이에게 다 진심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종수(김경남)나 치현(차엽)이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지는 않았겠지만, 절대적으로 불변해야 하는 가치를 뛰어넘는, 자신에게 철저하게 이득이 되는 이해관계가 최악의 순간에 앞서는 게 태진의 절대적인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자격지심을 표현하기 위해 그가 끌어낸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권율은 "사실 자격지심이라는 건 인간들이 다 갖고 있는 하나의 감정인 거 같다. 지난주에 '인사이드 아웃2'를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이 불러일으키는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과 노력들이 애니에서 표현되는 보편적인 인간들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자격지심도 거기서 파생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격지심이라는 에너지의 원천은 기본적인 저의 감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딱히 어떤 사건이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저도 워낙 교차했던 순간이 많기에, 그것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저에 대한 채찍질로 사용되기도 하고 좋은 동기부여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이에 가장 공감했다는 그는 "불안이라는 정서로 인해서 사람들이 대비하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너무 과해지면 공황이 온다거나 하지 않나. 그래서 적절히 잘 섞여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울진 않았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봤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건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 홍보하는 건 아니다. 한국 영화도 좋은 작품 많다. '하이재킹', '탈주' 다 재밌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안겼다.
앞서 권율은 '커넥션'에 대해 '어느 떄보다 고생을 하지 않았던 작품'이라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권율은 "그만큼 정말 배려와 소통이 넘치는 현장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 어떤 작품보다도 이렇게 소통 많이 한 적이 없었다"며 "현장에서 고생해야 할 짐을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나눠서 드는 느낌이 들어서 어느 때보다 마음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성 형님은 오히려 리드해서 '우리 짐을 나누자'고 했고, 이외에도 미도 씨나 후배들, (문)성근 선배님까지 다 열려있는 현장이었고, 비슷한 성향이 모여있는 현장이었던 거 같다. 온전히 집중해서 자기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작업도 있겠지만, 정말 원 팀이었던 거 같다"고 현장 분위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이너서클 멤버인 김경남, 차엽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드라마 자체가 장재경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트랙의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드라마에서 우리 라인이 가장 스릴감과 긴장감 넘치게 준비하자고 했다. 저쪽도 준비를 많이 할테니 우리도 최선의 준비를 다 해서 스토리라인이 뒤쳐지지 않게 살려보자고 독려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들 흔쾌히 공감해주고 시간까지 할애해줬다. (차)엽이는 결혼을 했고, (김)경남이도 준비하는 게 많은데 저희 집까지 친히 와줘서 집에서 아지트처럼 세팅해놓고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게 연습했다"며 "한 번 모이면 4~5시간 동안 연습했고, 그래서 제가 밥을 살 수 밖에 없다.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오랜 시간 예쁘게 연습해주는데 너무 고맙더라. 제가 또 맛집에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다들 깜짝 놀랄 정도의 다양한 메뉴를 대접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악역을 맡을 때 빛을 발하는 권율은 "각자의 선택 사항이고 취향의 문제겠지만 저는 악역도 똑같은 표정과 말투, 걸음걸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쇄살인마 같은 경우는 특수하지만, 박태진처럼 일반적인 악역은 누가 우리 주변에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에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연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커넥션'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님께 악역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다. 연기를 하는 것보다도 이미지 소모, 고착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다만 '커넥션'을 하면 지금까지의 악역과는 다르면서도 노하우가 응축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있다고 말씀르뎠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고, 악행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SBS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