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가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벤치 클리어링을 경험한 가운데, 이숭용 SSG 감독이 당시 상황을 돌아본다.
SSG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맷 데이비슨의 끝내기 투런포로 0-2 패배를 당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결과보다 주목받은 건 10회말에 발생한 상황이었다. 10회말 구원 등판한 SSG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김성욱과 박시원을 차례로 삼진 처리한 데 이어 서호철에게 삼진을 솎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때 앤더슨이 NC 더그아웃을 향해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였고, NC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도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SSG 선수들은 물론이고 이숭용 감독도 다소 화가 난 상태였다.
4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SSG 앤더슨이 10회말 투구를 마친 뒤 NC 더그아웃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티빙 중계화면 캡처
이 감독은 "창원에서 경기를 한 뒤 화가 난 상태로 (인천에) 왔다"며 "나도 정확하게 인지한 건 없다. 경기 중에는 어떻게 얘기할 수 없었는데, NC 더그아웃에 있던 외국인 선수들이 막 욕을 하더라. 근데 상황을 잘 모르고 있었고, 앤더슨이 내려온 뒤 통역을 불러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마라, 먼저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면서 선수를 좀 진정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에 계속 외국인 선수들이 욕설을 하면서 계속 나가라고 하니까 참다 참다 살짝 열 받아서 그라운드에 나온 것이다. 선수를 보고 행동을 하는 건 그렇다고 해도 더그아웃을 보고 그렇게 하지 않았나"라며 "지나간 걸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앤더슨에게) 마운드에서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또 경기가 끝난 뒤 강인권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강 감독이 주의시키겠다고 했고, 나도 잘 주의시키겠다고 하면서 서로 잘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수들의 신경전 또는 언쟁으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건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팬들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숭용 감독은 "입 모양으로도 알 수가 없지 않나. 뭔가 그 두 선수가 개입될 게 없는 것 같은데, 서로 팀 입장에서 바라봐서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3회초 수비를 마친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SSG 이숭용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이전 경기와는 무관한 상황이었다는 게 SSG의 이야기다. 앞서 지난달 23일 앤더슨이 문학 NC전에서 선발로 나왔을 당시 NC 박한결이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선보였는데, 일각에서는 이 장면이 벤치클리어링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SSG 관계자는 "그것(박한결의 홈런)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었다. 박한결이 시리즈 첫 경기(2일)를 앞두고 SSG 쪽에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지나간 걸 자꾸 연결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생긴다"며 "다음에 감정 같은 게 남아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면 경기를 할 수 있겠나. 어떻게 보면 경기의 일부분이니까 빨리 털 건 털어내고 다음에 어떻게든 이기려고 해야 한다. 이제 싹 지나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티빙 중계화면 캡처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