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과거 주드 벨링엄이 승부조작 혐의로 비난한 펠릭스 츠바이어 심판이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준결승 경기의 주심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팬들은 주드 벨링엄이 비난한 승부조작 스캔들 심판이 유로 준결승전에 나오기로 결정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2005년 다른 심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6개월 동안 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츠바이어가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경기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벨링엄은 2021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바이에른 뮌헨에 2-3으로 패한 후 츠바이어를 비난한 혐의로 34000파운드(약 60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벨링엄은 당시 자신의 팀에 페널티킥을 주지 않자 분노했고 경기 후 수위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경기 후 "독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경기 전에 심판이 승부조작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냐"고 츠바이어 심판을 강하게 비난했다.
츠바이어 심판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은 독일 2부 리그 심판이었던 2005년이었다. 그는 250파운드(약 44만원)의 뇌물을 받아 승부조작을 했고 혐의를 인정하며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까웠다. 그는 4년 뒤 분데스리가 무대로 승격했고 2012년에는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 심판 명단에 올랐다.
그가 주관하는 경기가 자신을 비난한 벨링엄이 속한 경기이기에 잉글랜드 팬들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츠바이어 심판이 상대 팀에 유리한 판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잉글랜드 팬들은 "우리나라 최고 선수와 승부조작으로 충돌한 심판이 네덜란드 전에서 어떻게 심판을 맡을 수 있냐", "세상에는 경험이 풍부하고 편견 없는 심판이 많은데 왜 이 사람을 선택했냐"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를 치르는 잉글랜드 왼쪽 풀백 루크 쇼는 쿨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는 UEFA가 누구를 심판으로 선택하든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뿐, 심판이 어떤지 등 이런저런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차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 2024는 지난 6일 독일과 스페인의 8강 경기에서도 오심 논란으로 문제를 겪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코너킥을 주지 않아 한국 팬들에게도 화제가 된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주인공이었다.
그는 전반 토니 크로스의 거친 태클에 대해 경고 한 장을 꺼내지 않았고 연장 후반 스페인의 핸드볼 파울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VAR)도 보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시 보지도 않고 선을 그었다. 결국 독일은 스페인에 1-2로 패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이후 58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선수단도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경기력은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에서 좋지 않았으나 꾸역꾸역 4강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4강에서 츠바이어 심판과 관련해 문제가 생긴다면 거칠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팬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유로 2024 4강 경기는 오는 11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