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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확 바뀐 아스날, 올시즌 기대되는 이유

기사입력 2011.09.02 07:46 / 기사수정 2011.09.02 14:19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115년 만에 최악의 경기를 치른 아스날이 이틀 만에 달라진 팀으로 변모했다.

아스날은 지난 달 29일(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2-8 참패라는 치욕을 겪었다.

7년 전만 해도 이러한 스코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04년 아스날은 리그 무패 우승(26승 12무)이라는 신화를 창조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아스날의 무패 우승은 1888/89시즌 프리스턴 노스엔드(18승4무) 이후 무려 115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더구나 프리스턴은 불과 2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스날의 38경기 무패와는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7년 뒤 아스날은 115년 만에 구단 역사상 최다실점인 8골을 헌납하며 주저앉았다. 사실 115년 전의 기록은 1896년 2부 리그에 있던 아스날이 러프버러에 8골을 내준 경기였다. 당시와 비교해 현재 아스날의 위상이 훨씬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충격의 강도가 더하다.

아스날의 부진은 시즌 개막 전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24)를 비롯해 사미르 나스리(24), 가엘 클리시(26), 엠마누엘 에부에(28)가 차례로 팀을 떠난 반면 이들을 대체할 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즉시 전력감으로 제르비뉴(24)를 제외하고 칼 젠킨슨(19),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17), 조엘 캠벨(19)과 같은 유망주로 채우는데 머물렀다.

6년 무관에 지칠 대로 지친 현지 팬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쌓여갔고, 급기야 2라운드 리버풀전 직후에는 야유를 퍼붓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맨유전 참패가 약이었을까. 이적 시장 마감 이틀을 남기고 영입 뉴스는 온통 아스날로 도배됐기 시작했다. 벵거 감독은 오프시즌 동안 많은 선수를 영입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대폭의 스쿼드 변화는 조직력 와해를 부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벵거 감독도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폭풍 영입에 나섰다. 시작은 박주영(26)이었다. 아스날은 부상이 잦은 로빈 반 페르시(28)와 내년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모로코 대표로 차출되는 마루앙 샤막(27)을 대체할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뿐만 아니라 왼쪽 윙,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어 벵거 감독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마감 하루를 앞두고 무려 4명의 선수가 구단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했다. 아스날은 최근 몇 년 동안 수비 보강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2007/08 시즌 31실점, 08/09시즌 37실점, 09/10시즌 41실점, 10/11시즌 43실점) 벵거 감독은 수비 보강을 위해 브라질,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왼쪽 풀백 안드레 산토스(28)와 페어 메르테자커(26)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198cm의 장신 수비수 메르테자커는 2006 독일 월드컵,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대회에서 독일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할 만큼 경험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한 산토스의 가세도 아스날에 큰 힘이다. 두 선수의 합류는 아스날 수비진의 퀄리티를 한층 배가시켜줄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미드필더 보강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비록 마뱅 마르탱(23, 소쇼), 얀 음빌라(21, 렌)와 같은 프랑스 대표팀 출신의 젊은 미드필더 영입은 무산됐으나 프리미어리그에 잔뼈가 굵은 요시 베나윤(31), 미켈 아르테타(29)가 아스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베나윤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측면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뛰어난 개인기와 창조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멀티 자원이다. 경기 조율과 킥 감각이 뛰어난 아르테타 역시 파브레가스를 조금이나마 대체할 수 있는 최선의 영입이자 매력적인 플레이메이커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또한 아스날은 매 시즌 중요한 고비 때마다 번번이 무너지는 모습을 노출했다. 젊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린 탓이다. 경험 많고 리더쉽이 뛰어난 선수들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 시즌 아스날의 30대 선수들은 고작 3명밖에 없었다. (마누엘 알무니아, 토마스 로시츠키, 안드레이 아르샤빈)

하지만 벵거 감독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어느 정도 나이가 있거나 각 팀에서 주장을 맡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점도 희망적인 요소다. 박주영과 베나윤은 각각 한국, 이스라엘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 중이고, 메르테자커는 전 소속팀 브레멘에서 주장을 맡았다.

경험 많은 선수와 공수에서 안정적인 스쿼드를 대거 확보한 아스날의 올 시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올 시즌 아스날 예상 라인업

아스날 (4-2-3-1) : 슈체스니 - 사냐, 메르테자커, 베르마엘렌, 산토스 - 송, 윌셔 - 월콧, 아르테타, 제르비뉴 - 반 페르시  

서브 : 파비앙스키, 젠킨슨, 주루, 코시엘니, 스킬라치, 깁스, 프림퐁, 코클랭, 램지, 로시츠키, 베나윤, 아르샤빈, 샤막, 박주영

[사진 = 박주영, 메르테자커 ⓒ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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