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에 글을 기고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치르고 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개러스 사우스게이트를 칭찬했다.
선수들의 비난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직접 받은 것이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클린스만은 지난 28일 '더선'을 통해 "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가 잉글랜드 팀을 위해 앞장 서서 맹공 받는 것을 정말 존경한다"며 "선수들 비판을 막는 것은 감독 임무 중 하나인데 이것이 사우스게이트 성격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경기 연속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성적에 라커룸에서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잉글랜드 팬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며 "비판이 오면 넓은 어깨가 필요한데 사우스게이트는 숙련된 감독으로서 그것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자신은 하지 않은 행동으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칭찬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때 선수들을 비판에 내몰고 정작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는 대표팀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난 뒤 경질됐다.
클린스만 발언은 경질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요르단과 4강에서 패한 이유로 선수단의 갈등을 꼽으며 감독으로서 제 역할 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보다 선수단으로 인해 자신이 능력을 낼 수 없었다고 공개 발언했다. 좋은 감독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지 않은 것이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4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별 예선 3차전이 끝난 뒤에는 화가 난 잉글랜드 팬들이 플라스틱 컵을 경기장에 던지기도 했다.
그다지 어려운 조 편성이 아니었음에도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아쉬웠다. 잉글랜드는 세르비아와의 1차전에서 주드 벨링엄의 골로 1-0 승리하긴 했으나 후반에는 오히려 끌려가는 듯한 경기를 보여줬다. 까다로운 상대인 덴마크와는 1-1 무승부를 거뒀다.
슬로베니아와의 3차전이 가장 졸전이었다. 잉글랜드가 속한 C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슬로베니아에 잉글랜드는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슈팅을 12개를 시도하고 점유율도 70%가 넘어갔지만 득점과 가까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결정적 기회는 1번이 전부였다.
잉글랜드는 조별 예선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해 조 1위도 위험했다. 다행히 같은 시간대 열린 덴마크와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두 팀도 0-0으로 비겨 잉글랜드는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많은 비판이 따랐다. 유럽 최다 득점한 선수에게 주는 유러피언 골든슈를 받은 해리 케인과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주드 벨링엄,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필 포든 등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활용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케인과 벨링엄은 동선이 겹쳐 공격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잉글랜드는 오는 1일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16강 단판 승부를 펼친다. 잉글랜드 팬들은 유로 대회 첫 우승과 동시에 1966년 월드컵 이후 5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원하고 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잉글랜드를 꼽았다. 그러나 조별 예선 경기력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클린스만은 잉글랜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나는 잉글랜드가 슬로바키아를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토너먼트에서 승리하면 온 나라가 희망을 갖고 더 많은 단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토너먼트의 핵심은 승리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고 나면 그 방법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답답한 경기력 속에 꾸역꾸역 승리하며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을 4강까지 올렸다.
하지만 요르단과의 4강에서 경기력과 함께 결과까지 잡지 못하며 처참한 모습을 보여줬다. 클린스만은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연달아 했으나 한국 팬들의 단결을 이뤄내지 못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슬로바키아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45위로 5위인 잉글랜드에 비해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기에 잉글랜드의 승리가 예상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잉글랜드는 압승을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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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