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로날드 쿠만 감독의 교체 결정과 이후 조이 페이르만의 반응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33분 만에 교체된 페이르만은 벤치에 앉아 얼굴을 감싸쥐고 고개를 숙이면서 절망에 빠져 있었다. 현지에서는 쿠만 감독의 교체 선택이 잔인했다며 비판하는 중이다.
쿠만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BVB 슈타디온(지그날 이두나 파르크)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난타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패배했다.
같은 날 열린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네덜란드는 조 3위로 내려갔다. 조별리그 3차전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조 선두였던 네덜란드가 한 경기 패배로 순식간에 3위까지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네덜란드는 조 3위 팀들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팀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크호스 오스트리아에 패배했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전반전 초반 도니얼 말런의 자책골로 끌려갔다. 상대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게 발 맞고 굴절돼 네덜란드 골문으로 들어갔다. 후반전 들어 코디 각포의 득점으로 따라갔으나, 이내 로마노 슈미트에게 실점해 다시 리드를 내줬다.
저력을 발휘한 네덜란드는 멤피스 데파이의 득점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지만 5분 뒤 마르셀 자비처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전에만 네 골을 주고 받은 두 팀의 난타전은 네덜란드의 2-3 패배로 끝났다.
경기 외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네덜란드의 조기 교체였다. 이날 네덜란드의 쿠만 감독은 전반전 자책골 실점 후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전반 33분 만에 부진했던 미드필더 페이르만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비 시몬스를 내보냈다.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교체를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그 시간이 너무 이른 감이 있었다. 쿠만 감독은 네덜란드에 주어진 시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전 중반에 교체카드를 꺼낸 것이다.
과감한 결단은 선수의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교체된 페이르만도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벤치에 앉아서도 유니폼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이는 등 좌절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쿠만 감독은 페이르만이 눈에 띄게 혼란스러워 보이자 잔인한 교체를 시도했다. 그는 유로 2024 조별예선 경기에서 단 33분 만에 보기 드문 전술적 교체로 상황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페이르만의 반응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라고 했다.
'스포츠 바이블'에 따르면 선발 출전한 페이르만은 전반전 20분까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공 소유권을 9번이나 잃었다. 이에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는 원인이 공을 소유하고 배급해야 하는 페이르만의 부진 탓이라고 판단한 쿠만 감독이 페이르만을 시몬스와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쿠만 감독은 경기 후 페이르만을 이른 시간에 교체한 결정에 대해 "페이르만에게는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가 괴로워하는 것은 이해하나 우리가 30분 동안 이렇게 플레이한다면 무엇인가 변화를 줘야 한다"라면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페이르만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왜 나에게 이런 것을 물어보나? 그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라면서 "나는 그가 공에 걸려 넘어져서 상대에게 공을 내주는 걸 봤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공을 잘 다루어야 하는 선수다"라고 답했다.
사진=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