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변성환 감독은 수원 삼성 팬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다.
변 감독은 수원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게 자신만의 특권이라며 팬들에게 긴 메시지로 감사를 전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8라운드에서 뮬리치, 김보경, 조윤성의 득점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해 승점 24점이 된 수원은 리그 5위로 올라섰다. 4위 충남아산FC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득점 기록에서 밀렸다.
이날 수원은 전반전 초반부터 주도적인 경기를 펼쳤고, 전반전 터진 뮬리치의 행운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후반전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한 수원은 신입생 피터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보경이 수원 입단 후 첫 골을 터트리면서 격차를 벌렸고, 경기 막바지 수비수 조윤성이 추가골로 쐐기를 박아 경기를 끝냈다.
변성환 감독 부임 후 첫 승리다. 지난달 말 수원에 부임한 변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FC 원정에서 연달아 무승부를 거뒀고, 포항 스틸러스와의 코리아컵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두 번의 무승부와 한 번의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본 변성환호 수원은 변 감독의 홈구장 데뷔전에서 첫 승전고를 울리면서 7경기 무승을 끊어내고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변성환 감독은 "사전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팀에 건강한 경쟁 체제가 생겼다. 코리아컵에 대비해 이미 계획적으로 이원화를 시켰다. 이원화를 시킨 상태에서 우리 계획대로 모든 게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라며 기뻐했다.
이어 변 감독은 "나도 홈 데뷔전이었고, 그동안 승리가 없어서 구단과 팬분들의 마음이 무거웠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큰 승리를 하고 홈 데뷔전에서 감독으로서 첫 승을 할 수 있어서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라면서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첫 승리가 적절한 시기에 나온 것 같은지 묻자 "세 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했으니 팬분들은 더 일찍 승리하길 바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이기고 싶었다. 코리아컵도 놓쳐서 잠을 못 잤다. 나보다 선수들의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우리가 준비한 경기 플랜대로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상대가 5-3-2 포메이션을 사용할 거라고 예상했다. 2선에 측면 공간이 열리는 걸 파악하고 직선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려고 했다. 이게 효과를 봤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준비한 게임 플랜 안에서 경기력과 결과 모두를 가져온 승리였다"라며 준비한 대로 승리한 점을 두고 좋아했다.
수원 입단 후 첫 골을 터트린 베테랑 미드필더 김보경에 대해서는 "선수는 어떤 감독을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신뢰를 주고, 신뢰를 쌓아가면서 그런 모습을 운동장에서 보여주면 기회를 줘야 한다. 내가 여기에 왔을 때 이전의 상황은 내 평가 기준에 들어가지 않았다. 선수의 행동과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기회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또 "김보경의 커리어는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김)보경이가 갖고 있는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기제도 마찬가지다"라며 김보경과 이기제의 능력이 도움이 됐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데뷔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피터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대로 연계와 터치에 아쉬움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와 훈련을 하루밖에 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인지시켰다. 하루 훈련 한 것 치고는 좋았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디테일을 채워서 피터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도와줄 생각이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살아난 전진우에 대해서도 변성환 감독은 "교체 타이밍에는 (손)석용이가 지쳤다고 판단했다. (전)진우는 10번 롤과 왼쪽 측면에서 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김)주찬이를 오른쪽으로 보냈다. 이후 뮬리치를 (박)승수와 교체하고 진우를 원톱으로 넣었다. 마지막에 상대의 밸런스가 무너질 때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많다. 교체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다. 진우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변성환 감독이 기뻐할 만한 이유는 더 있었다. 바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변 감독은 "수비 조직에 문제가 많았다. 공격보다 수비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상대가 공을 갖고 있을 때 우리가 압박하는 속도와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좋은 팀은 압박을 하는 선수 외에 9명이 공간을 장악하고 상대를 동시에 확인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라며 부임 직후 수원의 수비 조직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변 감독은 "그 부분들을 매 훈련마다 터치하고 있다. 영상 미팅을 통해 수정 보완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수정돼서 두 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세 골 차도 그렇지만 무실점이 더 행복하다"라며 수정 보완한 끝에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홈 데뷔전을 치른 변성환 감독은 무엇보다 수원 팬들의 응원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나만의 특권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수준의 환호성을 받을 수 있는 감독은 많지 않다. 하루하루 코칭 스태프들과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나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또 "수원 삼성 감독으로 부임해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잠은 세 시간만 잔다. 힘든지도 모르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감사함을 느끼는 데에는 환경적인 부분도 많이 차지한다. 환경과 시스템이 완벽하다"라며 수원이라는 팀을 지도한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변 감독은 계속해서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수원 팬들이 지도자 변성환을 향한 기대치를 스스로 만들어주셨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 여러 지도자 중 하나인데 수원에 부임한 이후에 팬들이 내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셔서 정말 감사하다. 눈물나게 감사하다. 많이 부족한 지도자인데 엄청난 서포트를 받고 있다. 나를 가치 있는 사람, 멋진 지도자로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라며 눈시울을 약간 붉혔다.
변성환 감독은 무한한 응원을 보내주는 수원 팬들을 만날 때 만큼은 예의를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변 감독은 "홈 경기에서는 최대한 예의를 갖출 생각이다. 정장이나 깔끔한 옷을 입을 것이다. 홈팬들에게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멋진 옷이 있으면 추천 좀 해달라. 초보 감독이라 잘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