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영종도, 김예나 기자) 그룹 르세라핌이 '실력 논란'을 의식한 무대로 여론 뒤집기에 나섰다.
15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4 위버스콘'이 진행됐다.
이날 공연 후반부 무대에 오른 르세라핌은 '이지'를 비롯해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언포기븐' '퍼펙트 나잇' '노 셀레스티얼' '스마트' 등을 불렀다.
르세라핌은 지난 4월,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출격, K팝 가수 중 최단 기간 내 단독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바. 총 40여 분 펼쳐진 무대에서 10곡의 무대를 펼치며 르세라핌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퍼포먼스와 히트곡 퍼레이드를 선보였지만, 남은 것은 '실력 논란' 굴욕뿐이었다.
당시 르세라핌은 불안정한 음정에 음이탈, 어색한 무대 매너는 물론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인해 힘들어하는 숨소리와 밴드 사운드에 묻혀 버리는 음향 문제 등 크고 작은 이슈들이 연속으로 발생했기 때문.
특히 현장감이 더해지지 않고 오직 영상으로만 접하는 국내 팬들은 당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고,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도로 커졌다.
설상가상 사쿠라가 "누군가의 눈에는 미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라는 자화자찬 소감으로 만족감을 내비쳐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후 르세라핌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그동안 춤과 보컬 등 실력파 면모를 내세웠던 터라 '실력 논란'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르세라핌은 이날 '코첼라'에서 받은 부정적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한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다섯 멤버 모두 핸드 마이크를 들고 올라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자세를 엿보였다.
지나치게 100% 날 것 그대로의 라이브를 펼친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적절하게 깔아놓은 AR(녹음된 목소리)이 뒷받침되면서 한결 듣기 편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소 가창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김채원도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데 성공했고, 앞서 과한 리액션이나 호응 유발로 지적 받은 허윤진도 무대의 본질인 가창에 집중하면서 한결 자연스러운 무대를 완성했다.
여기에 사쿠라, 카즈하 등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받는 멤버들도 '코첼라' 무대 이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현장에서 라이브 무대가 처참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춤의 강도를 낮춘 점이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르세라핌의 정체성인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무대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안 될 일.
르세라핌은 노래를 부를 때는 퍼포먼스를 최대한 약하게 선보이면서 유연한 완급 조절을 보였고, 불필요한 추임새나 리액션을 최소화시켜 안정적인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엿보였다.
물론 이번 무대 한 번만으로 지난 논란이 사라지고, 부정적 여론을 완전히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컬 실력파 멤버로 꼽히는 김채원과 허윤진을 주축으로 가창력 면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여기에 르세라핌의 최대 강점인 퍼포먼스까지 더해 시너지를 보여준다면 머지않아 이들의 명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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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