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 베테랑인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에릭 텐 하흐 감독 전술이 좋지 않다고 비판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료들 앞에서 텐 하흐 감독의 단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15일(한국시간) "라파엘 바란과 카세미루는 짐 랫클리프 구단주가 감독의 유임을 결정하기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의 방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며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두 선수는 텐 하흐의 정신에 특별히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자신들이 뛰던 레알 마드리드 감독들과 텐 하흐 감독을 비교하며 텐 하흐 감독 축구를 깎아내렸다.
매체는 "두 사람은 스페인에서 카를로 안첼로티와 지네딘 지단이 사용한 방법에 대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들은 레알에서 더 많은 자유와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지만 텐 하흐의 포지션 스타일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바란과 카세미루는 레알에서 함께 뛰며 레알의 전성기 핵심 멤버였다. 레알도 바란과 카세미루를 포함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등 스타 선수들을 데리고 영광의 시절을 누렸다.
두 사람이 레알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두 선수는 2015-16시즌부터 시작된 전무후무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시작으로 스페인 라리가 3회 우승 등 15개 이상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두 사람이 레알을 떠나 맨유에서 재회했다. 바란은 2021년 여름 레알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맨유로 이적했고 카세미루는 1년 뒤인 2022년 여름 바란을 따라 맨유로 이적했다.
두 선수 모두 맨유 이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레알은 당시 최고의 팀이었으나 맨유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스페인 무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스타일이 다르기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실력으로 이겨냈다. 바란은 첫 시즌부터 자신의 클래스를 과시하며 왜 자신이 레알에서 주전을 차지했는지 보여줬고 카세미루도 이적 첫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안정감을 보이며 팀의 리그 3위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바란은 실력은 꾸준했으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이번 시즌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설 것을 기대했으나 리그 22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선발 출전은 16경기였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시즌 도중엔 해리 매과이어에 밀려 벤치에서 대기한 적도 있었다.
카세미루는 급격히 기량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큰 부상 없이 스쿼드에 있었으나 지난 시즌과 비교해 실수가 부쩍 많아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너인 2005년생의 코비 마이누가 베테랑 카세미루를 이끌 정도였다.
두 선수가 텐 하흐 감독을 비판했지만 승자는 텐 하흐 감독으로 되는 그림이다. 바란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났다. 맨유는 카세미루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판매할 생각이다. 사과상자의 썩은 사과를 끄집어낸다는 구상이다.
텐 하흐 감독만 맨유에 남았다. 맨유는 다음 시즌 계약이 만료되는 텐 하흐 감독에게 다음 시즌을 넘어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아직 계약은 맺지 않았으나 큰 이변이 없다면 텐 하흐 감독이 향후 2시즌 이상 팀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