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이적 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이번 시즌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 무패 우승 주역인 센터백 요나단 타의 바이에른 뮌헨행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유력 기자들의 보도가 속속들이 나오며 타의 이적이 곧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로마노 기자는 11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요나단 타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센터백 우선 순위로 남아 있다"며 "그가 레버쿠젠을 떠날 경우 그는 뮌헨을 다른 프리미어리그 클럽보다 더 우선시한다. 클럽 간의 대화도 곧 이어질 것"이라고 타의 이적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로마노는 지난 6일에도 "뮌헨은 레버쿠젠의 센터백 타에게 첼시보다 확실한 우세를 갖고 있으며 그와 계약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며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타와 뮌헨은 진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마노 기자는 이적이 확정된 경우 사용하는 '히어 위 고(Here we go)' 표현과 함께 이적 시장과 관련해 공신력이 가장 높은 기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타의 뮌헨행을 보도한 만큼 사실상 이적이 가까워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일 소식에 정통한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SNS를 통해 "뮌헨은 요나단 타와 2029년까지 계약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레버쿠젠은 타가 뮌헨에 합류하고 싶어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클럽 간의 협상도 곧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뮌헨과 첼시가 타의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뮌헨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첼시는 풀럼의 센터백 토신 아다라비오요를 FA(자유 계약)로 영입했기에 타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뮌헨이 타를 영입함에 따라 센터백 정리도 필요하다. 뮌헨은 김민재를 포함해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까지 4명의 전문 센터백을 보유하고 있다. 풀백과 센터백을 볼 수 있는 요시프 스타니시치도 이번 시즌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갔다가 돌아왔기 때문에 선수 판매로 이뤄져야 한다.
우파메카노가 판매 대상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시즌 마지막에는 4번째 센터백까지 밀리며 주전 경쟁에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여러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고 그 역시 프리미어리그로의 이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리흐트도 판매 명단에 올랐다.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더리흐트가 이번 여름 판매 선수 명단에 오른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연봉"이라며 "그는 부상 기록이 있음에도 연간 1500만 유로(약 220억원) 이상을 받는 클럽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센터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판매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가 영입된다면 다음 시즌 주전 경쟁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는 이번 시즌 레버쿠젠의 주장이자 스리백의 중앙에서 주로 경기를 펼치며 레버쿠젠의 수비를 이끌었다. 레버쿠젠은 타가 이끄는 강력한 수비진으로 인해 리그 34경기에서 24실점만 기록했고 레버쿠젠은 120년 만의 리그 우승과 동시에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을 이뤄냈다.
그의 강점은 김민재와 비슷하다. 1996년생으로 김민재와 나이가 같은 타는 194cm의 장신으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 능력과 공중볼 경합에 강점이 있고 장신임에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그는 독일 출신으로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떠난 적이 없다는 점도 뮌헨이 그를 원하는 이유다. 분데스리가 적응이 필요 없고 누구보다 뮌헨을 잘 알고 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도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번 시즌 뮌헨을 이끈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전적인 신뢰 속에 첫 번째 센터백으로 자리 잡으며 확고한 주전으로 나섰다. 혹사 논란이 있을 정도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는 달랐다. 뮌헨이 지난 1월 아시안컵으로 김민재가 빠진 사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에릭 다이어를 영입했고 다이어에게 기회를 줬다. 김민재가 없는 동안 더리흐트와 다이어 조합을 시험했고 김민재가 복귀해서도 두 선수의 조합이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됐다. 김민재는 2021년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벤치에 앉는 낯선 경험을 했다.
주전에서 밀렸음에도 김민재는 뮌헨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친정팀 나폴리를 비롯해 인터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그는 다음 시즌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주전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민재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그는 더리흐트의 부상으로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 다이어와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2실점의 직접적인 관여가 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투헬 감독은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시즌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둔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경기에서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뮌헨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번리의 감독이었던 뱅상 콤파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콤파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레전드 센터백 출신으로 공격적인 수비를 했던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뮌헨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김민재의 주전 경쟁에도 희망이 생긴 듯했다.
타의 이적은 김민재로서는 악재나 다름없다. 두 선수의 스타일이 유사하기에 콤파니 감독은 두 선수 중 한 선수만 기용하고 다른 한 자리를 다이어나 더리흐트에게 줄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보다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타가 우선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