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김민재의 부진은 분데스리가 선수들도 느끼고 있다. 뮌헨 선수들이 이번 시즌 실망스러운 선수 순위권에 모두 올랐다.
독일 축구유력지 '키커'는 지난 1일 227명의 분데스리가 선수가 꼽은 이번 시즌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8명을 소개했다. 이 중 김민재는 3.5%를 기록, 동료인 요수아 키미히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3위로 마친 뮌헨의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김민재의 전반기 센터백 파트너였던 다요 우파메카노가 3위를 차지했고 5위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 8위 왼쪽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였다.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1위는 25%의 득표율을 기록한 베르더 브레멘의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였다. 케이타는 이번 시즌 리버풀을 떠나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적했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민재의 이번 시즌은 어느 때보다 아쉬운 시즌이었다. 2021-2022시즌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로 유럽 진출한 이후 한 번도 주전에서 밀린 적이 없었지만 뮌헨에서 처음으로 주전에 밀리며 4경기 연속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험도 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김민재의 입지는 굳건했다. 이번 시즌 뮌헨을 이끈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직접 전화해 그의 영입을 원했기에 투헬 감독은 그를 처음부터 기용했다. 시즌 초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실수가 종종 나왔음에도 투헬 감독은 그를 신뢰하며 첫 번째 센터백으로 낙점했다.
김민재도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지나가며 실수를 줄여 나갔고 자신의 강점인 스피드와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뮌헨의 수비를 이끌었다. 그의 파트너인 우파메카노가 부상일 때는 다른 센터백인 마테이스 더리흐트, 수비형 미드필더인 고레츠카와도 호흡을 맞추며 왜 자신이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상황이 변했다. 김민재가 지난 1월 아시안컵으로 빠진 사이 뮌헨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벤치만 지키던 에릭 다이어를 영입했고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리흐트라는 새로운 센터백 조합을 시험했다. 이 조합은 김민재가 아시안컵에서 복귀해서도 사용됐다.
김민재는 서서히 주전에서 밀렸다. 처음에는 휴식 차원에서 1경기만 빠졌으나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에 만족하며 두 선수를 주전 센터백이라고 말하며 김민재가 주전에서 밀렸다고 했다. 김민재는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주전에서 밀리며 벤치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됐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김민재는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다.
주전 선수들의 휴식을 위해 김민재에게도 기회는 왔다. 그러나 김민재는 경기에서 오래 나서지 않은 탓인지 김민재답지 않은 실수를 몇 차례 범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의 활약이 가장 아쉬웠던 것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이었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투헬 감독은 레알과의 경기에서 다이어와 김민재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뮌헨은 리그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에서 모두 우승을 놓쳤기에 유일한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는 대회가 챔피언스리그였다.
김민재는 치명적인 실수로 2실점의 빌미가 되며 뮌헨은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첫 번째 실점에서는 무리한 판단으로 상대에 뒷공간을 내줬고 두 번째 실점에서는 페널티 박스에서 파울을 범하며 상대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가 그렇게 수비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뮌헨은 레알과의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이번 시즌 무관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김민재는 이후 리그 경기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이번 시즌 아쉬웠던 김민재는 뮌헨의 새로운 감독인 뱅상 콤파니 아래에서 다시 주전 경쟁에 나선다. 콤파니 감독은 현역 시절에도 공격적인 수비를 지향하는 선수였고 뮌헨 감독 기자회견에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고 밝혔기에 김민재의 기용 가능성도 높다.
김민재가 콤파니 감독 아래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다음 시즌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언 앤 저머니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