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가 1분44초74를 찍어 우승했다. 대한수영연맹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한국 수영 올림픽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받는 황선우(강원도청)가 '숙적'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와의 리턴 매치에서 아쉽게 패했다.
황선우는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에 터치패드를 찍어 2위에 올랐다.
우승자는 1분44초74를 찍은 2022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 종목 우승자 포포비치에게 돌아갔다. 포포비치는 전신수영복 시절이던 2009년 파울 비더만(독일)이 작성한 이 대회 기록 1분44초88로 깨트렸다.
일본의 강자 마쓰모토 가쓰히로가 1분46초09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 종목 6위를 차지했던 이호준(제주도청)은 1분46초80으로 4위에 올랐다. 양재훈(강원도청)은 예선에서는 1분47초95로 전체 3위에 올랐으나, 결승에서는 1분48초64에 터치패드를 찍어 6위로 밀렸다.
오는 7월 열리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이 종목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란 점에서 황선우와 포포비치의 대결이 화제를 모았다. 둘은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후 약 1년 만에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는 1분44초42로 3위에 올랐다. 2연패를 노렸던 포포비치는 의외로 막판 스퍼트에서 힘이 부족해 1분44초90으로 4위에 그쳤다.
황선우(오른쪽)가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금메달리스트인 다비드 포포비치(가운데), 동메달리스트 마쓰모토 가쓰히로 등과 셀카를 찍고 있다. 황선우 SNS
이후 둘의 행보는 엇갈렸다. 황선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분44초40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 결승에선 1분44초75로 들어와 생애 첫 세계 챔피언이 되는 영광도 누렸다.
반면 포포비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참패 뒤 훈련에 몰입, 3달 전 도하 세계선수권에도 불참하고 파리 올림픽만 겨냥했다.
일단 1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포포비치가 거의 1초 차이로 황선우를 눌렀지만 파리 올림픽은 또 다른 무대다. 황선우는 기록 단축을 위해 휴식과 훈련을 적절히 섞는 '테이퍼링'을 거치지 않고 이번 대회에 출전해 경기력이 100%는 아니었다.
경기 뒤 황선우는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대한수영연맹을 통해 "조정기 없이 출전했는데도 1분45초대 기록을 올려 만족스럽다"며 "우승한 포포비치가 1분44초대의 좋은 기록을 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은 50여 일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황선우는 앞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선 1분47초31로 60여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황선우가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가 1분44초74를 찍어 우승했다. 사진은 황선우가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뒤 세리머니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황선우가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가 1분44초74를 찍어 우승했다. 사진은 황선우가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뒤 다른 입상자들과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세리머니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를 통해 올해 남자 자유형 200m의 세계랭킹도 바뀌었다. 수영 전문지 '스윔스왬'에 따르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4위를 차지했던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가 이후 독일 대표 선발전에서 1분44초14를 찍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상태다.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매튜 리처즈(영국·1분44초69)가 2위를 달리고 있다.
포포비치가 마레 노스트럼 2차 대회에서 세계랭킹 3위 기록을 냈으며, 황선우와 영국의 또다른 강자 던컨 스콧이 나란히 올 시즌 최고 기록 1분44초75로, 공동 4위다. 국제 수영계에선 파리 하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세계랭킹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황선우 등 5명이 치열한 다툼을 펼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중국이 자랑하는 판 잔러, 미국의 루크 홉슨 등이 결승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황선우와 포포비치는 31일 대회 자유형 100m 경기에 나서고, 6월 2∼3일 모나코에서 벌이는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3차 대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한국 수영은 이날 황선우 외에 '배영 간판' 이주호(서귀포시청)와 '접영·개인혼영 강자' 김민섭(독도스포츠단)이 역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가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6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가 1분44초74를 찍어 우승했다. 연합뉴스
이주호는 남자 배영 100m 결승에서 54초03을 기록, 54초02를 찍은 미셸 람베르티(이탈리아)에게 0.01초 차 뒤져 아깝게 2위를 했다. 이주호는 31일 파리 올림픽에서 결승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주 종목 배영 200m를 통해 우승에 도전한다.
김민섭은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15초62로 역영, 4분13초28를 기록한 마쓰시다 도모유키(일본)에 이어 2위가 됐다.
여자 수영 베테랑 김서영(경북도청)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3초53으로 7위를 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에서 깜짝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은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22초55로, 전체 93명 중 9위를 해 파이널B로 밀린 뒤 22초37로 기록을 당겨 가장 먼저 들어왔다. 파이널A에서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강자 플로랑 마노두가 21.8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연합뉴스, 황선우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