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21 08:03 / 기사수정 2007.03.21 08:03
'몇몇 구단, 계약 끝나도 이적료 없인 못 내준다" |
내셔널리그의 몇몇 구단들이 선수들의 이적과 관련해 무리하게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축구의 2부화를 강력히 추진했던 내셔널리그는 승격 문제를 떠나더라도 엄밀히 따지자면 현재까지 아마추어 신분을 가진 선수들의 무대다. 국민은행이 딴지를 걸었던 내셔널리그의 정관에도 나와있는 '내셔널리그는 프로축구 2부리그 구축을 목표로 한다'라는 조항처럼 말 그대로 2부리그 구축이 '목표'일 뿐이다. 선수들의 계약 역시 프로와는 거리가 먼 1년간의 단기 계약이 전부인 상황. 한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을 함께 할 선수들을 추려 다시 1년짜리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짐을 싸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인 셈. 하지만, 내셔널리그의 몇몇 구단들은 선수들과의 1년 계약이 종료된 시점에서도 더 큰 구단의 오퍼가 들어오면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모 구단의 한 선수는 빼어난 기량으로 K리그 문턱을 두드렸고, K리그 모 구단의 공식적인 이적 제의와 함께 연봉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까지 받았지만, 내셔널리그 원 소속구단의 무리한 요구로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계약금의 30%에 달하는 금액을 이적료로 달라는 것. 이 선수는 "1년간의 단기 계약이 끝난 상황에서 이적료를 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더군다나 우리는 1년 계약 당시 계약금 한푼 받지 않았다"라며 울분을 토했지만, 구단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단측에서 "다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혼자 떠나려한다. 배신자다"라며 윽박지르기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K리그 구단 측에서도 무리하게 계약금의 30%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검증되지 않은 실업리그 출신 선수에게 모험을 걸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선수는 "그렇다면 내 돈으로 이적료를 내겠다"라고 까지 했지만, 이미 틀어진 K리그 구단의 마음을 다시 잡을수는 없었다. 결국, 실업 무대에서 썩히기 아까운 실력을 가지고도 K리그 진출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비운의 선수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팀의 FA컵 4강 돌풍에서 알 수 있듯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기량 차이는 많지 않고, 매년 수십여명의 K리그 출신 선수들이 내셔널리그로 유입되지만, 역으로 K리그에 진출하는 내셔널리그 선수는 거의 없는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전북 현대의 김한원(前수원시청)과 이번 시즌 국민은행으로 유턴한 전북 현대의 이도권등만 이적료를 통해 K리그에 입성한 극히 드문 케이스다. 이것도 모자라 몇몇 구단은 계약이 끝난 자신들의 구단 선수가 내셔널리그의 타 구단과 계약 할 경우에도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 새로운 구단으로 이적한 모 선수는 원 소속 구단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이적시켜줄 것을 간청했고, 결국 "배신자"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았지만, '인심 쓰듯' 이적료를 면제해준 구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팀을 옮겼다. 이적을 원하는 선수들이 계약 당시 계약금을 받았다거나, 구단에서 유소년 시스템에 의해 길러진 선수라면 당연히 이적료가 발생하겠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다. 단지 1년 써보고 좋으면 1년 더 쓰고, 아니면 버려지는 선수들에게 무슨 권리로 이적료를 요구하는지 묻고 싶다. 승격거부 사태와 관련해 스스로를 아마추어로 전락시켜버린 내셔널리그. 늦게 배워도 될 부분은 이미 'K리그'급이다. 내셔널리그의 몇몇 구단은 '이적료' 부분 만큼은 이미 프로화가 된 모양이다. [ 글 | 김현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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