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에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의 후임을 찾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투헬 감독을 차기 감독 후보 3인에 포함시켰다는 소식이다.
19일 바르셀로나 소식에 정통한 스페인 언론인 제라르 로메로는 "바르셀로나의 차기 감독 후보 세 명은 한지 플리크 감독, 라파엘 마르케스 감독, 그리고 투헬 감독이다"라고 전했다. 플리크 감독은 몇 달 전부터 바르셀로나 새 감독 후보였고, 마르케스 감독은 바르셀로나 2군 감독이다.
그런 가운데 백수가 된 투헬 감독이 급부상했다.
사비 감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초 사비 감독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결심했었는데, 사임 의사를 전한 뒤 바르셀로나의 성적이 좋아지자 바르셀로나 수뇌부가 사비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히 잡혔다.
그러나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에 따르면 최근 사비 감독이 지로나와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재정적 문제 때문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두고 다른 클럽들과 경쟁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며 구단의 재정을 지적한 발언이 후안 라포르타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고, 라포르타 회장은 사비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리그의 알사드에서 2년간 감독 커리어를 쌓았던 사비 감독은 지난 2021년 친정팀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우승, 2023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등을 차지하며 성과를 냈다.
경기력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기는 했으나,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라리가 준우승을 차지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오르는 등 준수한 시즌을 보내며 또다시 가능성을 보였다.
아직 사비 감독의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차기 감독 후보들을 리스트업하고 있는 모양이다.
플릭 감독은 현재 소속이 없다. 지난해 독일 축구대표팀에서 중도 경질된 뒤 아직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감독 데뷔 시즌에 뮌헨에서 트레블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플릭 감독은 압박과 전환을 강조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케스 감독은 바르셀로나 2군을 지휘하는 중이다. 선수 시절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냈고, 바르셀로나 1군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투헬 감독이 두 감독들과 함께 바르셀로나 차기 감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투헬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잔류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시즌 도중 선언한 대로 뮌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선수단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뮌헨 감독직에서 내려오는 게 아쉬울 만도 했는데, 투헬 감독이 미련 없이 떠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뮌헨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투헬 감독의 커리어는 전혀 무시할 수 없다. 뮌헨 외에도 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PSG(파리 생제르맹), 첼시 등 유럽 각국의 빅클럽을 이끈 경험이 있는 데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