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이에른 뮌헨 차기 사령탑이 될 것으로 보였던 한지 플리크마저도 뮌헨과 멀어졌다는 소식이다.
독일 스포르트1은 13일(한국시간) "플리크 선택지는 가능성이 낮아졌다. 다시 말해 플리크은 뮌헨의 새로운 감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키커 또한 "플리크에 대한 뮌헨의 존경심에도 불구하고 구단 보드진 내부에서는 플리크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라며 "플리크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다큐멘터리에 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 플리크의 복귀가 단순한 향수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2020년과 같은 멘털리티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라고 뮌헨이 플리크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리크는 지난 2019-20시즌 뮌헨에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안겨다 준 명장이다.
당시 뮌헨을 이끌고 분데스리가, DFB-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서 3관왕을 이뤄냈고, 2020년 DFL-슈퍼컵과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손에 넣으며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에 이어 전관왕을 달성한 2번째 팀이 됐다.
뮌헨에서 큰 성공을 거둔 플리크는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면서 뮌헨과 동행을 마쳤다. 하지만 독일 대표팀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지난해 9월 일본과의 평가전서 1-4로 참패를 당한 끝에 경질됐다.
특히 월드컵 기간 다큐멘터리를 통해 플리크가 독일 대표팀을 전혀 제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세계적 OTT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이 공개했던 다큐멘터리에서 독일 핵심 수비수 요주아 키미히와 안토니오 뤼디거가 언쟁을 펼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고, 플리크 감독도 선수들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등 독일 선수단이 하나로 모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기 전, 독일 선수들은 플리크 감독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영상에 매우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플리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거위 무리가 단체 비행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뤼디거, 니클라스 쥘레, 유수파 무코코 등 많은 선수들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고 플리크 감독이 선수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조명했다.
뮌헨은 이 다큐멘터리 내용 때문에 플리크를 차기 감독으로 결정하는 걸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나기로 선언한 상황에서 시즌 종료까지 보름 남겨두고 아직까지 차기 감독을 내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뮌헨은 지난 2월부터 토마스 투헬 감독의 후임을 찾았으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투헬 감독은 지난 2월 구단과 합의 하에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여러 후보가 있었다. 1순위 후보는 레버쿠젠의 120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끈 사비 알론소 감독이었다. 알론소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레버쿠젠을 다음 시즌에도 이끌겠다고 말하며 잔류를 선언했다. 2순위 후보인 독일 국가대표팀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독일 대표팀을 이끄는 계약을 맺었다.
3, 4순위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3순위 후보로 거론된 애스턴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빌라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4순위 후보인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의 랄프 랑닉 감독도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 남겠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지네딘 지단, 에릭 턴하흐 감독 등 여러 후보들이 떠올랐으나 최근 들어 플리크 감독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이적시장 전문 기자인 니콜로 스키라가 지난 12일 SNS를 통해 "플리크가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감독으로 가까워졌다"며 "뮌헨은 2026년까지 계약을 제안했다"고 전하면서 플리크 부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했으나 내부적으로 의견 일치를 보이지 못하면서 플리크 감독도 후보에서 제외된 모양새다.
다음 시즌 뮌헨에서 김민재를 지도할 감독이 대체 누가 될지 정해지지 않으면서 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팬들 사이에선 다시 턴하흐가 유력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투헬 감독은 13일 열린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뮌헨에서의 모든 홈 경기를 끝내고 작별 인사까지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