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이재성 친정팀으로 1900년 창단된 홀슈타인 킬이 구단 창단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승격을 이뤄냈다. 이재성도 하지 못한 역사를 후배들이 달성했다.
독일 2부리그 홀슈타인 킬은 12일(한국시간)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의 분데스리가 2부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승점 1을 따낸 킬은 이번 시즌 한 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승점 65를 기록, 역시 한 경기 남은 3위 뒤셀도르프(승점 60)을 추격권에서 완전히 따돌렸다.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 1부 승격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킬은 전반 2분 만에 베네딕트 피흘러가 선제골을 넣으면 앞서갔으나 후반 25분 원정팀 크리스토프 촐리스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실점을 하지 않았고, 최소 2위를 확보하며 승격이 확정됐다.
분데스리가 2부 상위 2팀은 1부로 자동 승격된다. 2부 3위팀은 1부 16위 팀과 홈앤드어웨이로 반식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한 팀이 잔류하거나 승격하게 된다. 1부 리그의 17위, 18위 팀은 자동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된다.
킬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황새들은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1만5034명의 관중이 매진된 홀슈타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뒤셀도르프와의 1-1 무승부 덕분에 킬은 분데스리가 1부 리그로 승격했다"며 "1912년 독일 챔피언십(분데스리가 1부 전신) 우승 이후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성과다"고 승격을 자축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도 킬의 승격을 축하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킬은 분데스리가가 시작된 1963-1964시즌 이후 다음 시즌을 분데스리가 최고 리그에서 시작하는 58번째 팀이 될 것"이라며 킬이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1부에 올라왔다고 알렸다.
킬은 분데스리가 창단되기 이전 이름인 독일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했지만 1963년 분데스리가가 창단된 이후 2부 리그에서 시작했다. 킬은 1부 리그 승격과는 연이 없었고 2부와 3부를 오가며 승격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번 시즌 큰 꿈을 이뤄내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에 올라가게 됐다.
킬은 이재성이 유럽 진출한 첫 팀으로 한국인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K리그와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던 이재성은 2018년 여름 전북 현대를 떠나 분데스리가 2부 리그의 킬로 이적했다. 1부가 아닌 2부여서 많은 축구팬이 아쉬워했지만 이재성은 팀을 1부 리그로 올려놓겠다는 다짐과 함께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재성은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재성은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팀을 이끌었지만 팀은 승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7-2018시즌 3위를 차지한 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눈앞에서 승격을 놓친 킬은 이재성을 영입하고 1부 승격을 다시 노렸으나 첫 시즌에는 6위에 그쳤다.
유럽 무대에 완벽 적응한 이재성은 두 번째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으나 팀은 10위에 그쳤다. 킬에서 마지막 시즌 이재성은 40경기에 출전하며 팀을 3위까지 이끌었고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킬은 1부 16위 FC쾰른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승격을 목전에 뒀다. 2차전 홈 경기에서 이재성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1-5로 패하며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킬이 승격에 실패하며 이재성은 자유 계약(FA)으로 1부 리그의 마인츠로 떠났고 킬도 다시 추락했다.
이재성이 떠난 직후 두 시즌 동안 9위와 8위에 그치며 승격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킬은 33경기에서 20승 5무 8패를 기록하며 2위를 확보했다. 마인츠가 강등권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이재성은 친정팀을 1부 리그에서 만나게 된다.
사진=홀슈타인 킬 홈페이지,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