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활약한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 새 시즌 정관장에 몸담는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좋은 자원들을 확보했다. 적절한 활용법만 찾으면 된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은 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열린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세르비아·신장 198cm)를 지명했다.
앞서 아시아쿼터 외인인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인도네시아·185cm)와 재계약을 맺어 외인으로 아포짓만 두 명을 보유하게 됐다. V리그 구단들은 대개 아포짓 한 명과 아웃사이드 히터 두 명으로 삼각편대를 구성한다. 이번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를 선발할 것으로 보였던 정관장은 다른 결단을 내렸다.
고민이 깊었다. 드래프트 지명 순서 추첨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구슬이 나왔다.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7위 페퍼저축은행(35개), 6위 한국도로공사(30개), 5위 IBK기업은행(25개), 4위 GS칼텍스(20개), 3위 정관장(15개), 2위 흥국생명(10개), 1위 현대건설(5개)에 각각 구슬이 배분됐다.
정관장은 구슬이 15개뿐이라 드래프트서 지명 순서가 뒤로 밀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정관장의 구슬이 두 번째로 나와 2순위가 됐다.
타임을 요청한 정관장은 짧은 논의 후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뛰었던 부키리치를 호명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트라이아웃 현장에 와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봤다. 부키리치가 (도로공사와) 재계약하는지도 검토했다"며 "막상 와보니 부키리치보다 뛰어난 선수가 없었다. (부키리치처럼) 좋은 선수를 놓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2024 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를 지명하고 있다. KOVO 제공
고 감독은 "사실 아웃사이드 히터를 먼저 생각하긴 했다. 다만 부키리치가 나오느냐도 고려하고 있었다"며 "외국인 선수가 선수단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무척 크다. 득점력이 있는 선수를 포지션이 겹친다는 이유로, 같이 훈련도 해보지 않고 포기할 순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부키리치는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935득점, 공격성공률 41.85%를 빚었다. 리그 득점 3위, 공격종합 성공률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쿼터 외인인 메가도 못지 않은 공격력을 갖췄다. 메가는 지난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정관장의 선택을 받았다.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해 736득점, 공격성공률 43.95%, 서브 세트당 0.250개(서브에이스 33개)를 선보였다. 리그 득점 7위, 공격종합 성공률 4위, 서브 2위를 차지하며 주포 역할을 해냈다.
부키리치와 메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관건이다. 리시브 라인이 약해지지 않도록 공수 양면을 신경 써야 한다. 고 감독은 "아직 훈련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메가와 부키리치의 능력을 지켜보고 조합을 맞춰보려 한다"며 "부키리치를 뽑을 것에 대비해 메가의 수비 및 리시브 능력, 부키리치가 과거 리시브를 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은 아니다. 너무 우려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고 감독은 "좋은 조합을 만들어 색다른 배구를 해보겠다"며 "서브, 리시브, 수비, 이단 연결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려 한다. 새 시즌 더 높은 곳까지 가려면 그 부분들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외인인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 엑스포츠뉴스 DB
이번 드래프트에는 초청 선수 37명, 기존 선수 4명 등 총 41명이 참가했다.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 페퍼저축은행은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191cm)를 뽑았다.
2순위 정관장에 이어 3순위 도로공사는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메렐린 니콜로바(불가리아·183cm)를 품에 안았다.
4순위 기업은행은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191cm)과 손을 맞잡았다. 5순위 GS칼텍스는 드래프트에 앞서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쿠바·191cm)와 재계약했다.
6순위 흥국생명은 타임 요청 후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191cm)를 택했다. 마지막 순서인 현대건설은 드래프트 전 아포짓 스파이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카메룬·신장 184cm)와 재계약을 마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