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던 수비수 홀거 바트슈투버가 현재 친정팀 핵심 수비수인 에릭 다이어를 극찬하고 나섰다.
그가 지금 뮌헨의 최고 센터백이라는 얘기다. 후보로 밀린 김민재는 실수가 너무 많다며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지난 8일(한국시간) 뮌헨 레전드 수비수인 바트슈투버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바트슈투버는 2002년 뮌헨 유스 생활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뮌헨에서 활약, 177경기를 뛰었고 2012-2013시즌에는 뮌헨의 사상 첫 유러피언 트레블 일원이기도 했다.
바트슈투버는 다이어에 대해 "그는 이전 팀인 토트넘에서는 주전 선수가 아니었다. 그 점에 대해 정말 많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다이어는 예상하지 못했던, 뮌헨의 가장 안정적인 중앙 수비수다. 그는 절대적으로 견고하고 침착하며 간단한 패스를 한다는 점에서 다이어가 내게 1순위인 이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뮌헨 센터백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민재를 두고는 "겨울이 되자 김민재에게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뮌헨은 나폴리와 다른 리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고 우파메카노에 대해서는 "그는 오류를 수정할 수가 없었다"고 혹평했다.
다이어의 변화는 놀라웠다. 그는 전반기만 해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볼 수 있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그는 지난 1월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이적했다. 반년 임대였지만 그가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 완전 이적할 수 있는 조항이 있었다. 많은 전문가와 축구팬은 그의 활약에 대해 의문을 품었으나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꾸준한 기회를 줬고 그는 기대에 부응했다. 마침 뮌헨의 전반기 중앙 수비를 책임지던 김민재가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한 달 넘게 팀을 비운 것도 다이어에겐 기회가 됐다. 뮌헨은 다이어를 데려온지 한 달만에 2025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다이어는 기존의 주전인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도 밀어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없는 동안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 조합을 시험했고 이 조합은 김민재가 돌아온 뒤에도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전반기 부동의 센터백이었던 김민재는 후반기 주전에서 밀렸다. 전반기 내내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부상일 때도 김민재는 부상 없이 꾸준하게 뮌헨의 수비진을 지켰지만 후반기가 되고 그의 입지는 좁아졌다. 그는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으며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김민재가 뛰는 경기에서 유독 뮌헨 수비가 불안하고 실점이 많으며 충격패하는 경기들이 늘어났다.
트깋 김민재는 홈에서 열린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최악의 날을 보냈다. 뮌헨은 2-2로 레알과 비겼는데 김민재는 2실점에 모두 관여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바트슈투버도 1차전을 보고 김민재가 실수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김민재를 밀어낸 다이어의 활약은 대단했다. 다이어는 장점인 패스와 킥 능력을 바탕으로 뮌헨의 빌드업을 진두지휘했고 약점인 수비 능력도 개선된 모습이었다. 스피드가 느린 다이어가 뒷공간을 내주면 더리흐트가 이를 메우며 두 선수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뮌헨은 리그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는 올랐다.
다만 토트넘에서 우승 하나 없이 뮌헨으로 이적한 다이어는 첫 시즌부터 우승을 꿈꿨음에도일단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뮌헨은 9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유일한 우승 가능성이 남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놓치며 뮌헨은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레전드들의 극찬과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은 다이어는 다음 시즌 김민재와 함께 다시 주전 경쟁에 나서야 한다.
뮌헨은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 다음 시즌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레알전을 지면서 뮌헨의 이번 시즌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투헬이 떠난 뒤 어떤 경쟁 구도가 펼쳐질지 주목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